[톡톡, 월드컵 건강](3)변비와 치질
ㆍ‘응원 필수품’ 술과 안주에 치질은 악화
축구 마니아인 고교 교사 박모씨(47)는 지난 12일 밤 한국-그리스전을 보면서 소주 2병을 마셨다. 이후에도 연일 밤을 새우다시피하며 ‘음주 월드컵’을 즐겼다. 그런 지 1주일도 안돼 변비증이 생기더니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다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영업자 이모씨(45)는 요 며칠 사이 술을 마시고 야외 찬 바닥에 앉아 축구경기를 보다 치질 증상이 도졌다.
대항병원 이두석 진료부장은 “술뿐 아니라 술을 마시면서 먹는 기름지거나 퍽퍽한 안주도 항문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면서 “섬유질 섭취가 부족하고 긴장 속에서 피로가 겹치면 변비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차갑고 딱딱한 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안돼 치질이 발생하거나 악화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항문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혈관 안에 피가 고이고, 혈관을 덮고 있는 점막(치핵)이 늘어져 통증과 함께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치질을 예방하려면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수시로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 간이 휴대용 방석이나 두껍게 접은 신문지를 깔고 앉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리를 숙여 손가락을 발끝에 대거나 좌우로 몸을 펴주는 옆구리 운동,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스트레칭이 항문 근육이완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퍽퍽한 음식을 안주로 많이 먹으면 배변욕구는 있지만 변이 나오지 않아 통증이 심한 경련성 변비에 걸릴 수도 있다. 배에서 소리가 나고 배가 차며 만지면 아픈 것이 주된 증상이다. 경기 중이라도 배변감이 있을 때는 참지 말고, 채소류와 물을 많이 섭취해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은 치질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술을 마시면 항문혈관이 팽창돼 항문의 피부 점막이 부풀어 오르면서 출혈을 일으키는 등 치질이 더 악화된다.
대항병원 치질클리닉 이재범 과장은 “치질환자가 과음을 하다가 출혈이 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요즘 더 많아졌다”며 “차가운 바닥에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술까지 마시게 되면 치질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술을 마신 후에 치질 증상이 생기거나 일시적으로 심해졌다면 좌욕이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음주 후 배변 과정에서 피가 보이면 차가운 물, 붓고 묵직한 기운의 불쾌한 느낌이 있다면 미지근한 물을 이용하는 게 좋다. 좌욕시간은 10분을 넘기지 말고, 물에 소금이나 소독약 등의 첨가물을 넣지 않는 게 좋다.
술마신 후 대처법
이환혈 누르기(사진) = 귓불 표면 중앙지점에 해당하는 곳이다. 침이 아니라도 볼펜 또는 이쑤시개처럼 뾰족한 것으로 자극하면 술 깨는 효과가 있다. 손가락 끝으로 꼭꼭 눌러주어도 된다.
따뜻한 물로 샤워 =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알코올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한증막에 오래 있거나,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충분히 땀나는 운동 = 물을 충분히 마신 후 몸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하면 노폐물 제거와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따뜻한 물로 양치질을 하거나 두피 경혈을 자극하면 술이 빨리 깬다.
해장국으로 속 다스리기 = 더운 국물을 마시면 땀과 함께 알코올이 빠져 나온다. 맵고 짠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위에 부담이 적다. 또 따뜻한 꿀차, 녹차를 수시로 마시면 좋다.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