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건강 클리닉]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비타민C 필요량 폭발적으로 늘어

이왕재 교수 서울대의대 해부학교실·면역학ㅣ경향신문

비교적 젊은 직장인들이 갑작스럽게 죽는 일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특별히 알려진 질병이 없이 갑작스럽게 오는 죽음을 소위 돌연사라고 하는데,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부검 상에서 심장이나 뇌혈관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 때 심장의 전도계 이상으로 사망했다고 흔히 추정한다.

3년 전 가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한 학술지는 괴혈병에 걸리면 극단적으로 왜 죽을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학술적 답변을 발표한 바 있다. 다름 아닌 부신(副腎·좌우 신장 위에 한 쌍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생명유지에 중요한 내분비선) 기능의 이상으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아드레날린이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비타민C라는 물질이 없으면 생성이 될 수 없다. 비타민C 공급이 괴혈병을 일으킬 정도로 안 이뤄지면 심장박동의 주 근거인 아드레날린이 만들어지지 않게 되고, 이는 곧 혈압저하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심장이 멎는 상태를 불러온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가 복용한 비타민C는 장기 중 부신에 가장 많이 분포된다. 이런 차원에서 스트레스를 살펴보자.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 반응은 아드레날린이 주도하는데, 그 아드레날린을 만드는 데 비타민C가 꼭 필요하다. 스트레스가 크면 클수록 비타민C의 필요량은 늘어난다. 실제 흰쥐는 스스로 많은 양의 비타민C를 매일 합성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었더니 그 합성량이 무려 4배 늘어난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타민C의 필요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스트레스로 고생하고 있는 한 직장인을 생각해보자. 스트레스로 인해 비타민C의 필요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바로 그 스트레스 때문에 밥맛이 떨어져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몇 개월을 지내는 경우가 있다.

부신의 기능은 위축되고 중요기능 중 하나인 아드레날린의 생성은 둔화되며 서서히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 그 상황이 지속되면서 또 다른 스트레스가 그 직장인을 공격할 때 극단적으로 혈압이 떨어지고, 급기야 심장이 멎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젊은 직장인이 어느날 회사 사무실에서 숨을 거둔 채 발견되는 예가 점차 증가하는 요즈음의 추세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학문적 근거가 제공되고 있는 셈이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