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건강도 '이상해진다'?
바이오리듬 깨져 면역력 감소, 미래질병도 고려해야
[메디컬투데이 손정은 기자]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이상기후로 인해 개인 건강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3월12일 발표한 지난해 겨울철 일별 평균기온 편차의 발생빈도 분포를 보면 평년과 비슷한 기온은 적었던 반면 평년보다 춥거나 따뜻한 날이 자주 나타나 전체적으로 기온의 변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은 평년대비 153%로 많은 비가 내렸다. 강수일수도 12일로 평년보다 5.2일이 많았고 일조시간은 133.0시간으로 평년보다 64.5시간이 적어 1908년 관측 이래 네 번째로 적었다.
최근엔 평균 10°C이상 일교차가 나며 낮엔 덥고 밤엔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극심한 기상변화에 대해 고려대기연구소 정용승 소장은 "기후는 항상 변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변화를 거듭하게 된다"며 "지난해 겨울이 유난히 길었던 이유도 기후변동 속에 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는 신체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이 점점 여름과 겨울로 이분화 되면서 4계절에 맞춰져있던 바이오리듬이 깨져 면역력이 저하된다고 지적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염근상 교수는 "계절이 변화하는 속도에 비해 신진대사의 반응은 느리게 나타나는데 요즘처럼 기상변화가 급격하고 일교차가 심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에도 쉽게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염 교수는 "기후와 일교차의 변화는 단지 감기뿐 아니라 혈압, 당뇨, 호흡기 환자들에게도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지구온난화로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계속 된다면 미래에 발생 가능한 증상들도 고려해봐야 한다.
유엔의 IPCC가 2007년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엔 지구온난화와 관련 말라리아, 영양실조 등 사망률 급증, 2050년엔 아시아 10억 명 물 부족 직면, 2060년엔 해수면 상승으로 매년 1억 명 홍수 피해가 전망되며, 2080년에는 유럽 식물종 50%가 멸종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응급학과 최한성 교수는 해마다 먼지농도가 더 높아지고 있는 황사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기상청은 경고범위에 도달했을 경우에만 황사주의보를 발령하고 있지만 실상 황사는 비정기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속에 포함된 중금속이 지금 당장은 질병을 유발하지 않아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몸에 축적돼 몇십년 후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최근에 일어나는 기상변화가 이상기후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말하기 위해선 최근과 같은 '특별한' 기상변화를 수십년을 두고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몇 가지 사례만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이상기후라고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아직은 예년과 비교해 기온이 높고 낮음 등의 변화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