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봄꽃 아래 술 한잔, 취하는 줄도 모르고
ㆍ등산 등 야외 행사 많아지는 시기… 과음하기 쉬워 숙취해소 신경써야
ㆍ매운 국물보다 맑은 국물을… 칡·오이즙, 땀·소변 배출에 좋아
직장인 박모씨(47)는 지난 주말 산악회 시산제에 참석했다가 필름이 끊길 정도로 과음을 한 탓에 며칠 동안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산에서 회원들이 가져온 막걸리, 소주, 와인 등을 섞어 마신 데다 하산해서 뒤풀이 때는 원샷을 계속한 것이 화근이었다. 오랜만에 야외에 나와 봄 흥취에 젖어들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과음을 한 것이다.
바야흐로 봄 행락철이다. 등산이나 야유회, 체육대회 등 야외 행사가 많아지고 자연히 술을 마실 기회도 늘어 주량 이상의 과음을 하기 쉽다. 그러나 봄술은 더 취한다고 한다. 봄에는 우리 몸에 영양이 부족한 상태이기 쉽고 기(氣) 또한 허약하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시면 피로가 더 심하고 후유증 또한 크다. 따라서 봄바람 따라 살랑살랑 다가오는 술의 유혹을 조심해야 하고, 술을 마시면 숙취해소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속을 풀고 땀·소변을 배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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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의 숙취해소는 개인 건강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경쟁력도 된다.
술에서 깨려면 일단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어야 몸에 있는 숙취유발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신진대사를 거쳐 잘 배출된다. 일명 해장국, 즉 더운 국물을 훌훌 마시면 땀과 함께 알코올이 빠져 나온다. 잘 알려진 대로 콩나물국이나 북엇국은 숙취에 효과가 있다. 술 마신 뒤 위와 간이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자극적인 음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매운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위에 부담이 적다. 또 따뜻한 꿀차, 녹차를 수시로 마시면 좋다. 산미나리, 무, 오이, 부추, 시금치, 연근, 솔잎, 인삼 등의 즙은 전통적인 숙취해소 음식. 오이즙은 특히 소주 숙취에 좋다. 라면국물이 해장에 좋다는 사람도 있는데, 술 마신 다음날 아침 라면은 염분이 많고 자극적이어서 나쁘다.
소변과 대변의 배출은 ‘숙취해소의 명약’이라고 할 수 있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은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대표적인 숙취 해소법은 ‘발한 이소변(發汗 利小便)’인데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배출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심 원장에 따르면 칡뿌리에는 땀을 내게 하고 이뇨작용을 돕는 성분이 있다. 차에도 이뇨작용이 있어 소변을 잘 보게 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알코올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한증막이나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신 후 몸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도 노폐물 제거와 알코올 대사를 촉진하여 숙취를 해소시킨다. 따뜻한 물로 양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머리를 감은 후 빗질을 하면서 두피를 자극하면 머리에 모여 있는 여러 경락혈들을 자극하여 술을 빨리 깰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문 출혈 … 설사까지 나온다면
음주 후 항문에서 피가 나온다면 치질뿐 아니라 다른 대장항문 질환이나 위장출혈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우선 대장이나 직장 등 항문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출혈되는 경우에는 혈변의 색깔이 선홍색에 가깝다. 피가 나는 부위가 항문에서 멀어질수록, 즉 위나 십이지장 등 상부 위장관에서 나는 경우는 피가 항문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위산이나 펩신, 세균 등에 의해 변해 끈적끈적한 흑색변으로 바뀌게 된다.
양병원 양형규 의료원장은 “항문 출혈이 자주 있다면 대장암이나 대장의 용종, 또는 염증성 장질환 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치질 환자들은 치질 때문에 피가 나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한 한 일찍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음주 후 설사는 대개 위나 소장이 알코올에 의해 점막 손상을 받았거나 알코올에 의한 위장운동(특히 대장)의 항진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음주 다음날 설사가 난다면 일단 위장에 자극을 주는 맵거나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야 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설사가 있다면 유산균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미음·찹쌀죽·매실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창출, 복령, 후박, 진피 등이 설사 증상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 ~ 3일 쉬면서 심신을 회복해야
혈당이 높은 사람은 술을 마실 때에 특히 저혈당을 조심해야 한다. 알코올은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과음하면서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증가할 수 있다. 또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 음료와 술을 함께 마시면 더 나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되도록 과음은 피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한두잔 정도를 반주 삼아 마셔야 한다”며 “만일 과음을 했다면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혈당을 더 자주 측정해 저혈당이나 고혈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환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간, 뇌, 심장, 근육, 췌장, 위장관, 폐 등 우리 몸의 모든 부분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음주 후 2~3일 정도는 지친 간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가능하다면 술자리를 아예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심리적 안정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경락을 자극하는 숙취해소법
이환혈 누르기= 귓불표면 중앙지점에 해당하는 곳이다. 볼펜 또는 이쑤시개로 자극하면 술을 깨는 효과가 있다.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주어도 된다.
어제혈 누르기= 엄지의 아랫부분에 있는 볼록한 곳을 말하며, 물고기(魚)를 닮았기 때문에 어복이라고도 한다.
<다사랑병원 제공>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