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명품 소금’ 전쟁


식품업계에 ‘천일염’을 내세운 소금전쟁이 본격화됐다.

천일염은 일반 소금에 비해 염화나트륨 성분은 낮고 천연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웰빙(참살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소금도 올 하반기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여 천일염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부에선 현재 천일염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천일염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은 오히려 정보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산 천일염 전성시대 초읽기


국내산 천일염이 소비자들에게 웰빙 소금으로 재인식되면서 식품업체들이 고급 천일염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또한 천일염을 테마로 한 된장, 고추장 등 신규 수요 제품 발굴과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농림수산식품부도 국내산 천일염을 프랑스 게랑드 소금 못지 않은 세계적 ‘명품 소금’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어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출시한 전남 신안의 ‘100% 신안천일염 오천년의 신비’의 시장 반응이 좋다고 30일 밝혔다. 대상도 3년 간 간수를 뻬 숙성시킨 ‘신안섬 보배 3년 묵은 천일염’을 출시했다.

샘표식품도 ‘신안바다 천일염’ ‘소금요정 천일염’을, 사조해표는 ‘3년 묵은 천일염’을 시장에 선보였다. 또한 레푸레는 홍삼처럼 쪄서 만든 증포숙성염이 관심을 끌자 ‘김대감집 맛의 비밀 3증3포’를 내놓았다.

일반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소금도 천일염으로 대체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100% 국산고추장’과 ‘100% 국산된장’ 제품에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한 데 이어 5월부터는 고추장 메인제품인 ‘태양초 골드 고추장’도 천일염 성분을 강화한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사조그룹도 가정용 장류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산 천일염을 사용한 고추장, 된장, 쌈장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의 웰빙다시다 ‘산들애’ 전 라인업에 천일염을 사용하고 농심의 새우깡에도 신안산 천일염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천일염 물량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대상은 전남 신안군과 투자협약을 맺고 천일염 산지종합처리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체계화된 천일염 생산을 위해 ‘신의도 천일염 주식회사’를 법인으로 설립해 천일염 산지종합처리장을 건설 중에 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천일염을 주목하는 이유는 △저염, 천연미네랄 함유 등 천일염의 특징을 건강과의 연결이 자연스러우며 △천일염을 테마로 한 신규 제품 개발이 용이하고 △소금 수요제품이 워낙 광범위해 안정적인 수요 획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천일염=웰빙소금’ 아직은 시기상조

한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소금은 460만t. 이 중 수입산 소금은 85%를 차지하고 국내산 소금은 15%에 불과하다. 특히 수입 천일염은 250만t으로 절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천일염이 식염으로 인정된 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허가한 식염 수입나라는 중국을 포함해 호주, 멕시코 외 13개 나라이다. 그중 호주, 멕시코산 등 수입 천일염의 경우에는 원산지에서 벌크형태로 수입, 운송과정에서 이물 혼입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포대로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은 국내산으로 포대갈이 돼 국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행위가 빈번하다.

국내 천일염에 대한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염전의 일부 소금보관 창고는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인 데다 염전 바닥 역시 PVC 비닐장판을 사용, 석면과 환경호르몬(DEHP) 등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소금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와 품질인증제, 생산이력추적제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 천일염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정보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주소금 관계자는 “천일염의 우수성은 인정되나 현실을 감안하면 천일염을 ‘안전하고 건강한 소금’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라며 “안전성 측면에서는 불순물을 모두 제거한 순수한 정제소금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