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들 “무상급식? 우선 저소득층 지원부터 확실히 하고..”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

급식비를 힘겨워 하는 학생들 사례를 얘기해 줬던 두 명의 영양사들에게 무상급식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이들은 뜻밖에도 전면적인 무상급식 실시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우선 저소득층을 빈틈없이 지원해야 한단느 게 그들의 답이었다. 이들은 무상급식보다는 급식지원제도의 미비한 을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근무하는 서울 지역도 저소득층 학생 등을 대상으로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빈틈이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 ‘급식비 지원의 허점부터 메워야’

“행정실에서 초등학생에게 ‘집에 가서 급식비를 받아 오라’고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던 영양사 A씨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마땅히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지원을 못 받는 학생들 사례를 전했다.

그는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싶어 지원 방법을 찾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급식비 미납 문제로 학부모와 직접 통화하면서 “실직 후 요즘 일을 못하고 있어 급식비가 밀렸는데 수입이 생기면 꼭 납부하겠다”는 말을 듣고 목이 메었다고 했다. 의료보험료나 편부모 여부 등을 기준으로 급식비 지원이 이뤄지지만 그 틈새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더 정교한 제도를 만들어 더 많은 학생에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각 가정의 정확한 경제 형편을 하나의 기준으로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뜻밖의 얘기도 했다. 넉넉하지만 지원 조건에 합당해 공짜로 밥을 먹는 사람들도 드물지만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집은 잘 사는데 단순히 편부모 가정이라는 이유 등으로 급식비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지원을 해주겠다는데 안 받을 사람은 없겠지만 더 힘든데도 지원을 못 받는 경우를 생각하면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고 얘기했다.

◇ ‘무상급식.. 마냥 좋은 방법은 아닐 것’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사견이지만 전면적인 무상급식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부담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모두 급식비를 내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다.

돈이 없어서 밥을 굶는 학생들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해줬던 영양사 B씨도 대체로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급식비 때문에 심지어는 밥을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확실한 급식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다만 그도 “전면 무상급식이 마냥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그 돈도 국민들 세금인데 받을 돈은 받고 지원할 돈은 지원하는게 낫다고 본다”면서 “그렇게 아껴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더 도울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 위화감 논란.. ‘자신이 지원 받는지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

두 영양사에게 급식비 지원을 받는 학생이 위화감을 느낄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있는 집’과 ‘없는 집’이 구분되면서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지 않느냐를 물어봤다.

B씨는 “내가 경험하는 현실은 조금 다르다”고 얘기했다. 그는 “자신이 급식비를 지원받는지 정작 아이들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그런 문제 때문에 학교에서 신경을 써서 누가 급식비를 지원 받는지 모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에 재직했던 학교에서는 명단을 넘기면서도 보안 유지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하곤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그런 부분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 역시 “학교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면 그런 문제는 상당히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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