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 좀 먹지마!" 잔소리만 하지 마세요

"어휴, 불량식품 좀 먹지 마! 엄마가 이런 거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 했지!"

요즘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흔한 잔소리 중 하나다. 몇 년간 잇따라 발생했던 먹을거리 파동에 주부는 늘 불안하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재료로 식탁을 꾸미고 아이들 과자 역시 깐깐하게 체크하고 있다. 하지만 엄마의 눈을 벗어난 곳에서도 아이는 엄마의 기대만큼 건강 먹을거리를 따져줄까.

무조건 "안돼" 대신 교육 필요
생협 등 학교 방문 특강 호응
먹을거리 현장 체험도 효과적

# 불량 먹을거리의 유혹에서 아이를 구하자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이기영(40)씨.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 증세가 있던 딸 때문에 늘 마음이 쓰였다. 생협에 가입해 식재료를 유기농으로 바꾸고 아이 간식도 가능하면 만들어 먹였다. 유치원 선생님들에게도 아이에게 판매되는 과자를 먹이지 않도록 부탁했다.

힘들게 먹을거리를 관리하며 지난해 초등학교에 보냈다. 그러나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 "학교 앞 문방구의 불량 먹을거리에 무방비로 노출되더군요. 친구들이 사 먹으니 아이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더라구요. 또 가끔 엄마들이 인스턴트 햄버거를 선물로 보내는데 참 밉더라구요."

학교,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과자를 사 먹다보니 잘 견뎠던 딸 아이의 알레르기 증세가 다시 나타났다. 이씨는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불량 먹을거리에 관한 특별 수업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6세, 7세 연년생 아이를 둔 최지영(37)씨. 장난꾸러기 두 아들은 엄마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과자에 대한 욕심을 멈추지 않았다.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와 마트를 다녀오는 날에는 과자를 잔뜩 들고 온다. 몸에 좋지 않다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아빠는 '얼마 먹는다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느냐'며 아이편을 든다.

그러다 며칠 전 큰 아이와 마트를 갔는데 갑자기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란다. "엄마, 어제 선생님이 그랬는데 마트에서 상품을 사기 전에 뭐가 들어있는지 꼭 보래요. 엄마는 왜 열심히 안 읽어봐요?" 알고 보니 아이 유치원으로 생협 담당자가 와서 불량식품 특강을 했단다. 실험을 통해 색소가 들어간 우유를 즉석으로 만들자 아이가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아이에게 먹을거리 교육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어요.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이런 교육을 자주 자주 했으면 좋겠어요."


# 건강한 먹을거리가 자라는 현장으로 가요!

먹을거리 습관 때문에 아이와 입씨름을 한다면 현장에서 배우는 체험 먹을거리 교육을 추천한다.

부산 YWCA가 올해 처음 기획한 '에코 교실'이 대표적. 오는 27일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매월 2, 4째 토요일에 유기농 생산지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남 진양의 딸기밭, 남해의 마늘밭, 산청의 유정란 체험, 김천의 참외 따기, 임실 치즈 만들기 체험, 진영의 친환경 감 재배, 창원의 우리밀 빵 만들기 체험 등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부산YWCA 손은하 간사는 "어른들이 백 번 이야기하는 것 보다 아이들이 한번 체험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며 "유기농 생산자들과 함께 땀을 흘려보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건강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년 전체 프로그램 참가비는 48만5천원이며 1회 참가비는 5만2천원이다. 051-441-2224.

아이쿱 푸른바다 생활협동조합도 매년 식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실험을 통해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을 배우고 동영상도 본다. 아이와 교육에 참가했던 한 엄마는 "선생님의 실험을 보고 난 후 아이가 그 날 저녁부터 색소가 들어간 우유나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과자를 딱 끊더라"고 전해주었다.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 우리 밀의 우수성과 우리밀 케이크 만들기, 건강 아이스크림 만들기, 육고기의 비밀 등 매월 다른 내용의 교육이 진행된다. 남구 용호동 매장과 북구 화명동 매장에서 교육이 진행되며 홈페이지(www.bscoop.or.kr)를 통해 교육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051-363-2210.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