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성분표시, 어린이 식습관 개선 효과는 '미미'

영양성분표시·TV광고 금지에도 효과 미미, 정부 대책마련 시급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고열량 저영양 식품 규제를 위한 영양성분 표시가 TV 광고가 금지됐지만 어린이들의 식습관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에서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부터 제과·제빵류, 아이스크림류, 햄버거, 피자에 관한 영양성분 표시가 의무화 되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의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TV 광고가 금지됐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이 제도로 효과를 거뒀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를 반증하듯 식약청에서 2772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식생활을 조사한 결과 과일과 야채 섭취량은 적은 반면 10명 중 7명의 어린이가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만 10~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써 매일 2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어린이는 17.8%, 채소반찬은 23.7%, 우유는 20.7%에 불과했으며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컵라면을 섭취하는 어린이들은 각각 69.8%, 74.6%, 47.9%, 과자 및 초콜릿의 섭취비율은 무려 80.8%로 조사됐다.

영양성분 표시제도가 올해 1월부터 강제 시행됐지만 이미 2008년부터 시범운영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 제도가 어린이들의 식습관에 별다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환경정의 신권화정 부장은 "영양표시가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부모들이 그것을 고려해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며 "TV 광고 또한 어린이들이 대부분 학원에 가는 시간대여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권화정 부장은 "관련 업체들이 영양성분 표시를 통해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개선하는 것 이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인데 현재는 관련 업체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패스트푸드로 찍힌 기업이니까 하며 넘기는 것이 가장 문제다"며 "정부에서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 외에도 하루 권장량 등 홍보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와 관련해 지난 2006년에는 담배처럼 패스트푸드 제품에도 경고문구를 넣자는 법 개정 운동이 있었지만 통과되지 못했었다.

이 운동을 추진했던 한국교원단체총합회는 올해 패스트푸드를 자제하자는 캠페인이나 청소년 단체들과 협력을 유지해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경고문구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국내에는 패스트푸드와 비만이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없어 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손숙미 의원은 "우리나라는 패스트푸드가 주식이 아니라 비만과의 연관성을 증명하기 어렵지만 고3 수험생 등을 비롯한 하루 종일 외부에 있는 학생들은 그런 음식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사실 패스트푸드보다 삼겹살, 초코파이 등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영양성분 표시제도가 어린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는 부분을 인정하며 내년에 제품에 신호등 표시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호등 표시제는 고열량 저영양으로 분류되는 제과, 제빵, 햄버거 등의 식품에 트랜스지방, 나트륨, 칼로리 등 영양성분 별로 적색, 황색, 녹색을 표기해 식품의 안정성 여부를 평가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손숙미 의원은 "트랜스지방, 나트륨, 칼로리 세 가지를 동시에 신호등 표시를 했을 때 혼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적색이 섞이면 제품에 낙인이 찍히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업체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권화정 부장 역시 이 신호등 표시제가 쉽지만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신 부장에 따르면 업체들이 적색을 받지 않기 위해 1회 분량을 적게 잡아 녹색을 받는다거나 제품을 소포장으로 바꾼다거나 당을 없애기 위해서 인공감미료를 사용할 위험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제도는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신호등 표시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며 "이렇게 된다면 신호등 표시 제품이 아이들이 아무런 걱정없는 제품으로 인식돼 다른 업체에서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