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아이, 영양보충제 꼭 필요할까?


5살 아들을 둔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김화영(가명, 34) 씨는 지금까지 사다 놓은 아이의 영양보충제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 각종 영양보충제가 서랍장 한 켠에 가득 쌓여있는 것.

김 씨는 "자녀에게 뭐가 좋더라는 지인들의 말에 우리 아이도 먹이고 싶어서 이것저것 사다 놓다 보니, 정작 아이는 잘 먹지도 않고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며 "끼니는 잘 챙겨 먹이는데도 성장기에 영양보충제를 섭취해 줘야 키도 크고 건강해질 것 같아 영양보충제에 한 번씩 꼭 관심을 갖게 된다"고 털어놨다.


자녀를 키우는 엄마라면 한 번씩 꼭 해봤을 고민이다. 하지만 과연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만큼 영양보충제가 성장기 아이에게 효과를 줄 수 있을까?

허브 제품, 아연정제, 과일 맛을 내는 비타민 등 슈퍼마켓, 약국, 건강식품점에 진열돼 있는 각종 영양보충제가 자녀의 건강에 어떤 역할을 하고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부모들은 알기 힘들다.

◆건강하게 먹고 있다면 보충제 불필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녀가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있다면 영양보충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영양보충제가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풍부한 천연음식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령 항산화제 알약 하나를 먹는 것과 천연 항산화제가 풍부한 블루베리를 먹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

이전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영양결핍을 완화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돼 왔으나, 영양결핍이 없는 상태에서는 영양보충제를 먹는다고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영양보충제나 영양강화제는 한마디로 천연원료에서 추출돼 음식에 첨가되는 영양소를 말한다. 영양보충제는 음식에 충분히 들어있지 않은 중요한 영양소를 값싸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보충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구입해 자녀에게 먹을 것을 권한다.

불충분한 식사를 보충하기 위해 영양보충제를 마치 영양 강화식품처럼 먹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을 증진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서다.

하지만 종합비타민이 건강한 음식의 영양소를 대신하기는 힘들다. 과일과 채소 대신 쿠키와 칩을 먹으려는 아이에게 영양보충제가 음식의 영양소를 대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일과 야채와 같은 자연 식품의 영양소는 복잡해서 알약에 들어가는 간단한 몇 가지 성분으로 간추릴 수는 없다.

분명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은 성장이 빠른 생후 2세 정도와 사춘기 시기에 중요하다. 따라서 고기는 안 먹고 채식만 한다거나, 골고루 먹지 않고 편식을 하는 아이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제공해 주는 것이다. 자연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비타민과 무기질을 인체에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비타민 D 보충제, 햇빛 대신 필요

단, 음식 외에 보충제로 섭취해 주면 좋은 것이 비타민 D인데, 이는 음식에서만 섭취할 수 없는 유일한 비타민으로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지고 구루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직사광선을 바로 쬐면 피부암 등의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럴 때는 보충제로 비타민 D를 공급할 수 있다. 소아기에서 사춘기까지 비타민 D 보충제는 유용할 수 있다.

김형미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은 "영양보충제는 부득이하게 자녀가 편식을 할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건강한 식사는 필요한 영양소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영양이 고르지 못한 식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종합비타민으로 영양을 보충해 줄 수 있을 것 "이라고 조언했다.

또 "자녀의 연령대, 현재 식사량 및 식사류 등을 고려해 전문가와 상담해서 자녀에게 가장 적절한 양의 영양소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부모가 임의로 판단해 아무 영양소나 섭취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성장기에 독이 될 수 있으며, 특히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보충제의 섭취는 삼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영양보충제는 건강한 식사를 지키기 위한 2차적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 하버드메디컬스쿨이 알려주는 어린이 영양의 모든 것 `우리아이 영양가이드`(조윤커뮤니케이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