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교 무상급식 추진 ‘주먹구구’
경기교육청, 지자체와 사전 협의 없이 ‘5개년 계획’ 진행
일각선 “예산 확보 불투명… 앞뒤 바뀐 선심 행정” 지적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일 김상곤 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발표한 초·중학교 무상급식 5개년 계획이 대응예산 확보 주체인 도내 지자체와 사전 협의 없이 이뤄져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의회와 도교육청 일각에서는 6·2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시·군에 따르면 도 교육청은 2014년까지 6612억원을 들여 경기도 모든 초·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 교육청은 올해 2학기 중 자체 예산 및 지자체 예산 1640억원을 들여 초등교 5∼6년생(읍면은 전체) 의무교육대상 38만7000명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등 2014년까지 의무교육 대상 초·중학생 138만9000명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응예산을 세워야 하는 도내 시·군들의 반응은 냉담해 예산확보가 불투명하다. 올해 예산안에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는 이천시와 김포시, 포천시 등 3곳뿐이다. 과천시와 성남시도 무상급식 예산을 세웠지만 자체 실시 사업이어서 대응예산 편성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안산시의 경우 현재 36억원의 사업비로 쌀과 우유 등 급식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5·6학년 무상급식을 위해 별도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난해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초등 5·6학년 무상급식 대응사업비 46억원을 요청받았으나 올해 예산에 대응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았다.
용인시도 현재 학교급식지원 조례상 지원 대상이 저소득층으로 규정돼 있어 초·중·고생 지원을 위해선 먼저 조례 개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학교급식 대응사업비 반영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용인시는 조례 개정 시에도 무상급식 대응사업비가 연간 50억원(초등 95개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며 재정 여건상 수용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의왕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왕시의 한 관계자는 “무상급식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 사업은 국비와 도비가 전제돼야 한다”며 예산 편성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도내 지자체들 대부분이 이같이 대응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는 것은 도 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계획이 주객이 전도된 것인 데다 무상급식은 정부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응예산은 도내 지자체가 필요에 따라 먼저 교육관련 예산을 세운 뒤 도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하면 도교육청이 이에 대응해 예산을 세워 붙여진 이름인데 도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앞뒤가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급식 예산의 50%를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예산행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예산심의권을 가지고 있어 이미 두 차례나 도 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안을 차상위 계층 급식지원으로 바꾼 경기도의회가 오는 3월 임시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여 이번 사업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도의회와 도 교육청 안팎에서는 도 교육청의 이번 무상급식 추진안이 오는 6·2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겨냥한 김상곤 교육감의 정략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