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단속에도 활개치는 '학교주변 불량식품'


끊임없는 단속계획…여전한 불량식품 생산

[메디컬투데이 김윤아 기자] 서울 잠원동에 거주하는 김모(61)씨는 아토피 치료를 받고 있는 손자 손에 자주 들려있는 과자가 신경 쓰인다.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 500원을 주고 샀다던 그 과자는 포장재에는 식품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토피 치료를 받고 있는 손자가 그 과자를 먹는 날은 유독 더 가려워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김씨가 매번 혼내도 그때뿐이지 손자의 손에는 여전히 그 과자가 들려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누구나 다 한번쯤 학교 주변의 먹거리에 대해 걱정한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아직 먹거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형성돼 있지 않은 채 유행처럼 집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 쉬운 아이들에게 불량식품 및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식품은 치명적일 수 있다.

◇ 11.3%에 달하는 210곳이 적발…불량식품, 여전히 아이들에게 위협적

학교 주변 아이들 먹거리에 대한 정부의 조치는 활발한 편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제정한 이후로 아이들의 먹거리에 대한 정부의 방침은 적극적이었다.

불량식품을 퇴출하기 위해 2008년 신설된 서울시의 ‘식품안전추진단’이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불량 어린이간식 TV광고를 제한하는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시행령’이 지난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김씨의 손자가 그렇듯 아이들 주변의 불량 먹거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 조사한 ‘전국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기호식품 유통 및 판매실태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주변에서 판매되고 있는 어린이 기호식품의 위생상태가 여전히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위생 점검 단속과 수거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단속업소 1768개소 가운데 11.3%에 달하는 210곳이 적발됐고 유통 중인 1839개 기호식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25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주요 부적합 품목은 과자, 캔디류, 건포류, 초콜릿 등 가공품이고 적발 내용은 유통기한 경과 원료 사용, 사용금지 첨가물 불법 사용, 위생적 취급 위반 등이었다.

초등학교 주변에서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이하 그린푸드)을 지정하는 등 부정·불량식품 판매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값싼 불량식품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통계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비록 불량식품에 대한 완벽한 규제는 이뤄지지 않지만 어린이 먹거리에 대한 제도는 현재진행중이며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희망적이다”라고 밝혔다.

◇현 제도, 도마뱀 꼬리 자르기?

서울시 관계자의 긍정적인 발언과는 달리 시행되고 있는 여러 정책에 대한 각계각층의 쓴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보통 불량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영세 기업이다. 정부당국의 단속 활동도 중요하지만 이 업체들을 단순히 처벌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업체로의 전환이 가능하게끔 사업을 지원해주는 방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학부모 단체와 환경단체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미숙 대표는 “예전에 비해 지자체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불량식품이 여전히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게 문제다”며 “문방구와 같은 제공업체의 제재보다는 물건을 납품하는 제조업체에 대한 지원과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식품안전추진단의 ‘학부모 식품안전지킴이’로 활동하는 박모 주부는 시행 초기 학부모 지킴이와 업주의 껄끄러웠던 부분과 관련해 정부 당국에서는 업주를 상대로 미리 식품안전추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야하며 식품보관시설 마련에 있어서 업주가 구청에 직접 찾아가는 번거로움을 간편화 하는 방안도 추천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처벌 받는 기업이 매번 다른 이름으로 상품을 출시해 처벌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점만 봐도 현 제도는 항상 사고가 터지고 급하게 메우는 사후 처벌위주다”며 “눈에 보이는 단속에 치중하기 보다는 문제의 근본인 생산업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