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선택할 땐 “골라” 먹을 땐 “몰라”
4~6세 소아 선호도와 섭취량 상관성 눈에 안띄어
어린이들이 식사를 할 때 채소를 즐겨 선택하면서도 정작 먹을 때는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건강하고 올바른 식생활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 섭취 여부와 무관하게 상당수 어린이들이 단지 고르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을 뿐임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이다.
네덜란드 와겐닝엔대학 식품영양학과‧언론홍보학과 공동연구팀은 미국 임상영양학회(ASCN)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미국 임상영양학誌’(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09년 12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 제목은 ‘네덜란드 어린이들의 채소 선호도와 섭취에 미친 선택기회 제공과 그 결과’.
식품영양학과의 세스 드 그라프 박사가 총괄한 연구팀은 4~6세 사이의 남자소아 156명과 여자소아 147명 등 총 303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연구는 식전 또는 식사시 자신이 먹을 채소류를 선택토록 하거나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실제로 채소류 섭취량에 변화가 수반되었는지 여부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어린이들에게 당근, 완두콩,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자색 양배추, 비트, 강낭콩, 시금치 등 8가지 채소류를 제공한 뒤 일부 피험자들에게만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즉, 110명의 어린이들에게는 이전에 자신이 “먹기 좋다”고 답했던 2가지 채소류를 식전에 고를 수 있도록 하고, 97명에게는 식사 중 한가지 채소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던 것. 그러나 나머지 96명에게는 그 같은 선택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식사를 마친 후 이들 3개 그룹에 속했던 어린이들이 실제로 먹은 채소류 섭취량에는 별다른 차이가 눈에 띄지 않았다.
다시 말해 식전에 선택의 기회가 있었던 어린이들의 경우 채소류 섭취량이 51±46g으로 나타나 식사할 때 비로소 선택할 기회가 제공된 그룹의 49±47g과 큰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던 것. 게다가 아예 선택의 기회조차 없었던 그룹의 채소류 섭취량은 오히려 5645g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게 했다.
또 선택의 기회가 없었던 어린이들 가운데 심리적으로 고도로 민감한 아이들의 경우에는 채소류 섭취량이 45±42g에 그쳐 민감성이 덜한 어린이들의 73±43g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그라프 박사는 “식전에 자신이 먹을 채소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더라도 실제로 섭취량이 증가하지는 않았다”며 “장기간에 걸쳐 좀 더 익숙한 환경에서 선택의 기회 제공과 실제 섭취량의 상관성을 관찰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약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