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좀 살찐 게 무슨 문제될까?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최근 경제성장으로 생활환경이 편리해지고 활동량이 부족해지면서 열량소비가 감소한 반면에 식생활의 서구화로 열량섭취가 증가해 소아청소년 비만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초·중학생의 신체검사 결과를 보면 소아청소년비만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서울시 학교 보건원의 자료 '최근 18년간 비만아 증가 양상'에 따르면 최근 18년간 초등학교 남자의 경우 6.4배, 여자의 경우 4.7배, 중·고등학교 남자의 경우 3배, 여학생의 경우 2.4배로 증가했다.
특징적인 것은 여자보다 남자가 그리고 중·고등학교 연령층보다 초등학교 연령층이 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비만아 중에서도 표준체중보다 50%이상 체중이 더 나가는 고도 비만아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살이 좀 찐 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일정 수준이상 살이 찌면 우선 나이는 비록 어리지만 어른들에게서 발생하는 성인병 즉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및 동맥경화증, 지방간 등에 걸릴 위험성이 높고 성인비만으로 이행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실제로 어렸을 때 비만에 걸리면 그중 약 60~80%가 성인비만으로 이행된다고 한다.
소아청소년비만은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돼 있는 경우(지방세포 증식형),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경우(지방세포 비대형),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커지는 경우(혼합형)가 있는데 소아청소년은 성장과정 중에 있으므로 비만에 걸리면 지방세포 증식형과 혼합형이 대부분이며 한번 증가한 지방세포 수는 없어지지 않는다.
소아청소년비만의 경우 일단 체중감량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증가된 지방세포의 수는 감소하지 않고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 하면 곧 다시 지방이 쌓이고 살이 찌기 시작하므로 다시 비만아가 되기 쉽다.
그러므로 소아청소년비만은 성인의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한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성 질병으로 인식하고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소아청소년에서 비만증이 생기는 원인은 성인에서의 원인과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아주 적은 에너지의 불균형에 의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비만아들이 자기가 필요한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은 나이, 같은 성의 어린이들보다 반드시 더 먹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아청소년에서는 영양의 과다 섭취로 인한 체중 증가는 드물고 늘 앉아 있는 습관이 비만아의 에너지 평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 TV를 보는 것이 학동기 및 청소년기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소아청소년비만은 성인비만의 경우에서처럼 신체의 각 장기에 다음과 같은 이상소견을 나타내게 된다.
첫째 고지혈증과 동맥경화가 생길 수 있다.
동맥경화의 초기변화는 비만한 산모의 태아에서도 나타나며 성인의 동맥경화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어릴 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혈관내부에 기름이 낀 동맥경화의 조기 증상은 완전히 정상으로 되지만 30~40대의 일단 굳어진 동맥경화는 아무리 치료해도 원상대로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둘째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과식하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피로가 생겨 성인형 당뇨병이 올 수 있는데 최근 비만아동에서 성인형 당뇨병의 유병률이 매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소아청소년비만증의 합병증 중에서 임상적으로 가장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이 지방간이다. 전신권태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지방간으로 그치지 않고 지방성 간염, 지방성 섬유화, 지방성 간경화로 진행할 수도 있다.
넷째 내분비 기능 이상이 부신피질의 작용을 자주해 고혈압을 초래할 수 있다. 비만은 소아청소년에서 고혈압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신체적인 합병증들과 후유증들을 비만아에서 볼 수 있는데 비만의 후유증 중 가장 흔한 것은 정신 사회적 문제로 비만아는 고독과 우울감과 불만족한 경향을 나타낸다.
소아청소년비만증의 치료는 성인비만증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구체적으로 감식과 운동, 정서지도 및 식욕억제 등을 시행해야 하지만 집에서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일단은 전문의를 찾아가 상의하는 것이 선행돼야만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질 것이다.
가천의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차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