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플루'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감염내과 전민혁 교수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8개의 유전자 조각으로 이뤄져 있는데 10여년 정도의 주기로 유전자 조각들의 재조합이 일어나 '대유행'이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대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의 경우 최근 20년 동안 북미지역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유라시아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이 기존의 북미 지역에 존재하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유입돼 재조합이 일어나면서 대유행이 발생한 것으로 설명된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면 우리 몸에서는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전(면역반응)이 작동하게 된다.
또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들 중 일부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고 다른 면역세포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생산해 바이러스가 다른 인체의 세포들을 감염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전에 한 번 들어왔던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하는 경우에는 항체가 신속하게 다량으로 생성돼 바이러스들을 무력화시키고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데 관여하고 또한 인체의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대상인 'H1 유전자(RNA)'가 기존의 계절플루 바이러스의 H1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 이 바이러스가 인체에 유입됐을 때 우리 몸에서 항체가 신속하게 생성되지 않아서 보다 쉽게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그간의 세월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면역 기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반면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그동안 여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몸 속으로 들어왔을 때 신속하게 제거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까지 대부분의 환자들이 2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인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종플루에 이미 감염됐거나 예방 접종을 받는 경우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다시 바이러스가 들어오더라도 항체들이 이들을 무력화시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되는데 요즘 이슈가 되는 재감염 사례는 혈액 속에 항체가 얼마나 있는지 두 번째 발병 전에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명해 보일 수는 없다.
하지만 아마도 항바이러스제를 일찍 투약해 바이러스를 억제함으로 인해 인체 내에서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항균제를 사용할 경우 자연 치료되는 경우보다 혈액 속의 항체량이 월등히 적은 것은 '렙토스피라증' 등 다른 감염증에서 이미 보고된 바 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 감염이 한 풀 꺾인 것 같다는 것이 일선 의사들의 의견이고 미국에서도 이러한 것이 보고되고 있는데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일 것이다.
이것이 과연 출현할 것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예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계절 플루 바이러스들에서 2~3년에 한 번씩 변종이 발생했기 때문에 신종플루 바이러스도 이러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아울러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결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것은 계절플루 바이러스와 조류독감 바이러스 사이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수 년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발생할 것인가? 이 역시 사람이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어쨌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예방접종을 잘 시행받고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해 바이러스가 침투하더라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기침 예절과 손씻기, 필요시 마스크 착용을 잘 해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수 개월간 손씻기가 강조돼 많은 사람들이 잘 지키고 있으나 기침 예절을 잘 준수하는 경우는 보기가 어렵다.
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소매로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것을 교육해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를 준수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미국에 방문했을 때나 국내에 있는 미국인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손씻기 못지않게 기침 예절도 준수해 서로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감염내과 전민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