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논란 '락스', 학교 급식소에선 여전히 사용중?
식약청·전문의 ‘문제 없다’ vs 학부모·시민단체 ‘발암 무시못해’
[메디컬투데이 이지연 기자] 최근 식약청 허가를 받은 식품용 '락스'에 심장병을 유발시킬 수 있는 물질이 검출돼 회수 조치되는 일이 발생해 학교급식소에 대한 불신이 커져만 가고 있다.
식약청은 식품용 ‘락스’에 ‘이염화이소시아눌산나트륨’이 포함된 제품을 세척용 소독제로써 폐지하면서 학교에 해당 물질 포함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를 내렸다.
이염화이소시아눌산나트륨는 화학적인 반응으로 시아나이드로 전환되는데 이때 이 시아나이드가 멜라닌과 결합하면 생성물이 심장에 흡착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김종수 사무관은 “WHO 등의 자료를 보면 시아나이드가 멜라닌과 반응했을 때 심장건강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이를 예방하고자 학교마다 이런 사항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초·중·고등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과 근심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안산에 D초등학교에 자녀를 둔 최모(여·38)씨는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고 하는데 이런 발암성 물질이 검출돼 걱정이 앞선다”며 “학교에서는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서울 영등포에 중학생 자녀를 둔 유모(여·46)씨는 “멜라닌과의 결합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런 일을 당해 병이 유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누구에게나 있다”며 “우리아이가 그런 확률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또한 세척용이기는 하지만 ‘락스’를 사용해 음식물을 씻고 급식기구들을 세척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2007년 식약청은 채소, 과일을 살균할 때 많이 쓰이는 염소계 소독제는 발암성 물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존수, 차아염소산수, 이산화염소수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했으며 이를 학교 등 단체급식 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식품 첨가물 기준규격'을 개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교급식 지침서에는 신선식품은 물 2ℓ에 락스 5ml(유효염소 4%)를 섞어 만든 유효염소농도 100ppm의 소독액에 5분 동안 담그는 방법으로 소독을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실제로 식약청이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227개 집단급식소를 대상으로 기구 등 살균소독제의 사용실태를 조사했는데 집단급식소 95%가 염소계 살균소독제(이하 '락스')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집단급식소는 1분 이상 살균 소독했으나 6개 업소는 살균시간이 1분 미만인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청 담당자는 모든 소독제는 부산물이 생기는데 락스의 경우에도 '트리할로메탄'이라는 발암성 물질이 생기지만 이것은 식품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세척했던 물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리할로메탄’이 세척했던 과일이나 기구에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학교 급식 관리 지침이나 식중독 관리 지침에 따라 충분한 세척이 뒤따른다면 염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 사무관은 “락스의 부산물로 ‘트리할로메탄’등이 생길 수 있지만 생물학적 공정상 염려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2~3회 세척했지만 현행대로 염소냄새가 나지 않을 때까지 충분히 세척하면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의들도 락스가 중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지 않아 몸속에 잔류해 발병할 수 있는 발암성 질병에 대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응급의학과 최한성 교수는 “만약 마시지 않고 성분물질인 chlorine을 흡입하면 기관지자극증상이 드물게 있을 수는 있지만 락스는 중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축적되지 않아 잔류에 대한 큰 위험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락스를 과다 사용해 식기구와 식재료를 세척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으며 락스가 아닌 다른 세척제의 사용을 권고하고 학교마다 락스 과다사용에 대한 실태조사를 철저히 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학교급식네트워크 배옥병 대표 "학교마다 락스를 과다 사용해 유해물질이 급식식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며 "식중독과 같이 눈에 보이는 식품사고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성을 우선으로 생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식약청에서 락스의 유해성이나 발암성에 대해 경고한 바가 없으며 식재료와 식기구의 세척에 사용해도 된다는 고지가 있어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침에는 설명하기 쉽게 ‘락스’만 표기돼 있지만 사실상 학교마다 다른 세척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 김동로 주무관은 "지침서에 '락스'사용만 기입돼 있지만 사실상 다른 세척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락스 과다사용에 대한 점검도 시·도 교육청에서 연 1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