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재료, '발암논란' 락스로만 소독해라?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개정에도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여전히 락스 사용


채소나 과일을 살균할 때 많이 쓰이는 염소계 소독제, 일명 식품용 '락스'는 발암성 물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7년 오존수 등 다른 소독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정작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여전히 ‘락스’만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채소, 과일 등의 신선식품을 살균ㆍ세척하는 데 사용하는 오존수, 차아염소산수, 이산화염소수를 학교 등 단체급식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식품첨가물 기준규격'을 개정했다.

일명 ‘락스’로 불리는 기존 염소계 살균제가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내고 또한 소독 과정에서 발암성 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정작 학교급식소에서는 여전히 식품용 락스만 사용해 채소와 과일 등을 살균하고 있다.

학교급식을 관할하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교급식 운영평가 및 위생관리 지침서’를 개정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급식 지침서에 따르면 신선식품은 물 2ℓ에 락스 5ml(유효염소 4%)를 섞어 만든 유효염소농도 100ppm의 소독액에 5분 동안 담그는 방법으로 소독을 한다.

100ppm의 농도는 수돗물의 염소허용농도 4ppm의 무려 25배가 넘는 농도이다.

대부분 수백명의 식사를 한꺼번에 준비하는 학교급식 특성상 물로 씻는다고 해서 발암물질 등의 소독 부산물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힘든 실정인 것.

실제로 일선 학교 영양사들은 “염소 부산물이 고민이지만 특별히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교 영양사이자 (사)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정명옥 씨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식품용 락스를 희석해 소독액으로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다른 영양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소독 과정에서 생기는 염소 부산물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유통되던 소독용 염소정이 소독 후 잔류 물질의 양이 많아 뒤늦게 회수 조치를 당하며 학교급식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크기만 하다.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모(48) 씨는 “발암물질이 아무리 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오랫동안 몸에 축적돼 실제로 암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며 “하루 빨리 급식지침이 바뀌어서 발암물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식약청 관계자 역시 “특별히 염소계 소독이 다른 소독 방법에 비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면서도 급식소의 시설과 규모 등에 따라 여러 소독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는 게 좋다”며 학교급식 지침 개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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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 담당자는 “염소계 소독은 손쉽게 부산물을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 페이퍼’도 있고 사용법도 간편해 관련 설비를 갖춰야 하는 오존수 소독 등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으로 학생들의 건강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