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받는 ‘골다공증’ 환자…치료하다 ‘골병든다’

여성골다공증 환자 5만7260명, 남성보다 11배 많아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주부 정모(57)씨는 4개월 전 골대사 지표 검사를 받은 결과 뼈가 빨리 없어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있다. 하지만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치료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다시 또 검사를 했을 때 많은 돈을 내야 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이 검사는 1년에 1번 밖에 보험 인정이 안 됐던 것이다.

정 씨는 “뼈가 얼마나 없어지고 있는지 혹은 만들어지고 있는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데 한 번 밖에 보험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사람들이 다른 질환에 비해 골다공증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천대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골다공증 환자가 6만명을 넘어섰고 최근 5년간 121% 증가했지만 정작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치료 받기가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골절이 제일 위험하며 ‘대퇴골 골절’은 4명 중 1명이 1년 내 죽을 정도로 여성에게는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아주 증상이 심한 골다공증만 보험이 되며 이 보험 혜택도 1년에 6개월만 인정되는 등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상한 잣대로 평가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회 황영철 의원(한나라당)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골다공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수는 2004년 5만1379명, 2005년 5만3512명, 2006년 5만9153명, 2007년 6만4292명, 2008년 11월 기준 6만2401명으로 최근 5년간 121%증가했다.

여성골다공증 환자수는 남성골다공증 환자수보다 무려 11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2008년 한 해 6만2401명이 골다공증으로 진료를 받았고 이중 여성이 5만7260명, 남성이 5161명이었다.

골다공증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없이 진행되다가 골절이 나타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 ‘조용한 도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미리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다.

골다공증 환자는 모든 부위의 골절이 정상인보다 많이 발생하지만 주로 손목, 척추, 대퇴골(엉덩이뼈)의 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두면 요통, 신장의 감소, 무기력 등에 시달리고 골절이 생길 경우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의 간호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등 생산력이 떨어져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에 대해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웅환 교수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데 우리나라 여성들의 골밀도 검사 검진율이 낮은 이유는 보험의 문제가 크다”며 “발병률이나 심각성에 비해 정부에서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웅환 교수에 따르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골다공증 관련 조사항목을 추가하고 대한골다공증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곧 나올 경우 진단기준이나 건강보험 급여기준 등에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

이어 최 교수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은 골다공증 위험인자를 피하는 것이며 절제된 음주는 기본이고 흡연은 일찍 폐경이 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전국민 대상 최초의 방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우리나라 자체의 기준을 정립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사회가 고령화 되고 노인 여성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약도 환자 본인이 다 부담해야 하는 등 불리한 점이 많다”며 “골밀도 검사는 1년에 1번 하는 것이 맞지만 골대사지표 검사는 환자를 중간 중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임에도 1년에 1번 밖에 보험이 안 돼 사회적인 비용낭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이 칼슘과 비타민 D, 단백질인데 비타민 D는 햇볕을 쐐야 생기며 한국사람들은 이런 것이 특히 부족하다”며 “식이요법으로 충분한 양이 보충되지 않는 경우 칼슘 제제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고 골절이 생겨 병원을 찾기 전에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