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건강] 겨울의 문턱 11월 `과로死 주의보`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뇌혈관질환ㆍ심장마비 유발시켜…가슴 통증땐 즉시 병원 찾아야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국정감사. 지난달 환경부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 모두는 묵념을 했다. 과로사로 숨진 한 사무관을 애도하기 위해서였다. 사무관은 날씨가 서늘해가는 가을의 자락에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져 결국 눈을 감았다.
겨울이 다가오면 이 사무관처럼 과로 때문에 운명을 달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로사를 피해갈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과로사`는 건설 노동자와 같은 블루칼라보다는 이 사무관처럼 화이트칼라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신체적으로 얼마나 힘든 노동을 하느냐`보다는 업무시간,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송재철 한양대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는 "근로시간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2교대 등 항상 과도한 업무를 하는 경우, 갑작스런 업무의 변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경우 과로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305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1.3배나 많았다.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였으며 2, 3위인 체코와 헝가리에 비하면 1년에 300시간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또한 많다. 지난 2008년 삼성경제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80% 이상이 신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도 평소 기저질환이 없던 사람이 과로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과로사`는 의학적 용어는 아니어서 정의하기가 쉽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대개 `과중한 노동이 원인이 되어 증상이 시작된 후 한 시간 안에 의식을 잃으면서 심장질환을 동반하며 사망하는 것`을 `과로사`라고 정의한다.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질환과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과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다.
방덕원 순천향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과로사의 의학적 사인은 거의 `심장마비`"라며 "원인 질환 중 80%는 관상동맥질환과 심근경색, 15%는 심근염, 5%는 부정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로사가 증상이 시작된 후 한 시간 안에 이뤄지는 만큼 이미 증상이 시작된 후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두통, 만성피로, 흉통과 같은 증상이 미리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과로사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송 교수는 "평소 업무를 과도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금연, 절주, 운동이 과로사 예방의 3대 원칙"이라며 "심장마비 가족력이 있거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반드시 정기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평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부비만은 심장에 `독`이라고 말할 만큼 건강에 좋지 않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은 필수다.
특히 요즘처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질 때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방 교수는 "심장마비는 11~12월, 3~4월과 같은 환절기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며 "새벽운동을 하거나 새벽 야근을 할 때는 옷을 두껍게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