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 푸드, 신체뿐 아니라 정신도 해친다
우울증 걸릴 확률 높인다는 연구 결과 나와…사회적인 식생활 개선 시스템 가동해야
즉석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정크 푸드(Junk Food)’가 비만 등 육체 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크 푸드가 비만뿐 아니라 우울증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식습관과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에 관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팀의 에릭 부르너 박사는 55세 안팎의 성인 3천4백86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에 대해 설문 조사한 뒤 2개 군으로 나눠 5년 뒤 우울증 발병률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최근 영국 <정신의학 저널>에 실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채소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 비해 정크 푸드 섭취자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튀긴 음식, 가공육, 당분이 많이 포함된 후식, 고지방 유제품 등을 자주 먹은 사람은 과일, 채소, 생선 등을 섭취한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58%나 높다고 밝혔다.
시민들, 위험 인식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워해
정크 푸드란 열량은 높은 데 비해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을 지칭하는 말이다. 주로 탄산음료, 지방이 많은 과자, 패스트푸드, 감자튀김 등이 이에 속한다. 정크 푸드는 그동안 과도한 지방과 염분, 각종 식품첨가물 등으로 인해 비만과 성인병의 원흉으로 꼽혀왔다.
정크 푸드가 육체적인 건강에 적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경고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있었다. 5년 전인 지난 2004년 11월 개봉된 모간 스퍼록 감독의 <슈퍼 사이즈 미> 등의 다큐멘터리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유명 음식 체인점의 햄버거를 한 달 내내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 자신의 신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감독은 1주일 만에 체중이 5kg 늘어났고 트림, 방귀 등 이상 현상을 나타냈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감독의 행동과 정신 상태가 불안정해지는 등 이번 연구 결과와 흡사한 장면도 있다.
연구팀은 “과일과 야채에 있는 항산화물질과 브로콜리, 시금치, 콩 등에 든 비타민B 복합체인 엽산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생선에 많이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이 우울증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경고와 조언에도 주변에는 여전히 정크 푸드가 널려 있다. 길거리마다 패스트푸드점이 즐비한 것은 단순히 정크 푸드가 갖는 편리성 때문만은 아니다. 거대 자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빨리 식사하고 빨리 일을 하도록 하는 시간 효율성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 또한, 패스트푸드 체인에는 글로벌 자본들이 개입해 있다. 이들은 상호 필요성으로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광고 홍보를 통해 어린이 등 미래의 잠재 소비자들에게 정크 푸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른바 ‘슬로우 푸드’로 전환을 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강윤재 한양대 강의교수는 “유기농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음식 문화가 바뀌는 등 정크 푸드의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생계를 위해서, 학업을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사회적으로 식생활에 대한 시스템 자체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개인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