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공포 "혹시 우리아이도?"..내원 환자 급증
경기도 평촌에 사는 회사원 곽모씨(36)는 최근 악몽 같은 이틀을 보냈다. 금쪽 같은 아들(3)이 고열이 나 한 종합병원에서 신종플루 검사를 한 후 결과도 보지않고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먹였는데, 아이의 온 몸에 두드러기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 놀라서 다시 병원에 쫓아간 곽씨는 아이에게 타미플루 부작용이 있다는 천청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다 음성 판정으로 나와 겨우 한시름 놨다. 서울 역삼동에 사는 주부 박모씨(58)는 9일 자정 대학생인 딸이 신종 플루 증세와는 거의 무관한 두통 증세인데도 불구, 종합병원 응급실을 가 신종 플루 검사를 받겠다고 졸라대 집 근처 응급실을 찾았다가 무안만 당하고 돌아왔다.
'이광기아들 사망 뉴스'여파 신종플루 내원 환자 급증
"의심스러우면 일단 타미플루 투약" 전문가 한목소리
지난 8일 오전 중견 연예인 이광기의 아들 석규군(7)이 신종 플루가 폐렴으로 악화돼 사망한 뉴스가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여파로 전국 신종 플루 거점 병원들의 상당수가 주말 보다 부쩍 늘어난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친근한 모습을 보여왔던 인기 연예인이 신종 플루로 인해 자식을 잃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본인이나 자녀가 콧물만 나고 기침만 한번 해도 만사 제쳐놓고 종합병원을 달려가 타미 플루 처방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월 중순에 비하면 이달들어 잠시 진정되는 듯 했던 신종 플루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환기되고 있는 셈이다.
분당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9일 평소 외래 환자인 400명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750명의 환자가 몰렸다. 환자들은 서너시간씩 대기하고 진료를 받느라 진을 빼고 의료진들은 잠시도 숨돌릴틈 없이 환자를 보느라 진땀을 흘렸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도 9일과 10일 신종 플루를 확인하려는 환자들 수백명이 내원,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루 1000여명이 내원한 10월말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지난 주말에 비하면 환자 수가 부쩍 늘어 의료진들은 끼니를 거르며 밀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했다. 가벼운 증세인데도 입원을 시켜달라고 떼쓰는 환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응급의학과 김호중 과장은 "주말 뉴스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시간당 30명에서 35명 정도의 환자를 봤다면 어제는 매 시간 70여명 가까운 환자가 유지됐다"며 "늘어난 환자의 대부분이 소아 환자였고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다급히 찾은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3일 신종 플루 전염병 위기 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상황에서 조금만 의심 증세가 있어도 발빠르게 병원을 찾는 건 바람직한 현상. 전문가들은 "어떤 경우든 타미플루를 조기에 투여하면 회복될 확률과 낫는 속도는 빨라진다. 발열 증세가 있다면 확진 증세와 상관없이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각 병원마다 타미 플루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에, 지나친 공포심에서 비롯된 과잉 치료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10일 국무회의를 통해 신종플루 등 감염성 질환의 백신 담당 인력을 15명 보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제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1일부터 초중고등학교의 백신 접종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