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정신과의 암' 알코올 중독
전성균 춘천서인정신병원 진료과장
우리나라는 술을 권하는 사회이다. 으레 그렇듯이 우리 문화에서는 단지 식사 모임일지라도 술이 있고, 옆사람에게 통상 술을 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쉽게 접하고 늘 마시는 술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호소하는 것은 위장관 장애이다. 그중에서도 속이 쓰리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속 쓰린 것이 위염 단계에서 위궤양으로 발전하면 위에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술 마시고 피를 토할 때 식도에서 출혈이 생길 수도 있고 간경화 증상으로 피를 토하거나 검은 변을 보기도 한다.
두 번째로 관심이 많은 것은 간이다. 술을 계속 마시게 되면 우리 몸의 간이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어 처음에는 지방간으로 변하다가 나중에는 간염에서 간경화까지 진행되게 된다.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데 방심해서 관리하지 않으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간이 돌처럼 굳어지는데 이것을 간경화라고 한다. 이때부터는 간에 아무리 좋은 약이 있어도 별로 소용 없게 된다.
술과 당뇨병과의 관계는 사람들이 잘 인식을 하지 못하는데 술로 인해 췌장에 손상이 오기 쉽다.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알코올이다. 70~80%가 여기에 해당되며 심한 복통을 일으켜 응급실로 많이 찾아오게 된다.
또한 알코올을 장기적으로 마시면 췌장 기능 중 중요한 인슐린 분비 기능이 감퇴된다. 실제로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하는 환자 중에 당뇨병을 같이 앓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그 외에도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병에는 암을 들 수 있다. 암에는 위암과 간암 외에도 식도암, 구강암, 직장암, 인두암 등 각종 암들을 일으키는데 알코올 자체가 발암물질로서 작용하거나 발암의 보조 물질 또는 촉진 물질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알코올 중독에 걸리면 식사를 자주 거르게 되는데 그로 인해 영양 결핍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알코올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억제하여 쉽게 피로하거나 심장이 쇠약해지고 다리가 붓는 각기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처럼 술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피해가 상당한 데도 술의 심각성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에게 암이 있다고 들으면 아마도 제일 먼저 병원에 가서 가능한 한 빨리 수술 등 치료를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술이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병과 위험성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암과 같이 받아들인다면 아마도 만성 알코올 중독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전성균 춘천서인정신병원 진료과장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