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와 햄버거
미국 음식뿐 아니라 미국 문화의 핵심코드로도 일컬어지는 햄버거의 기원은 몽골계 유목민족인 타타르족이 개발한 음식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거친 환경에서 일상적으로 말을 타고 이동하던 이들이 말 안장 밑에 넣어 연하게 만든 양고기를 다져 소금·후춧가루·양파즙 등으로 양념을 해서 먹은 음식이 시초라는 것이다.
타타르족과 교역하던 독일 함부르크 지역 상인들이 이를 유럽에 전한 뒤로 ‘타타르스테이크’‘함부르크스테이크’ 등으로 불리다가 1850년대에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에 전함으로써 햄버거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윤덕노가 쓴 ‘음식잡학사전’은 그 탄생에 대해 이런 요지로 소개하고 있다. ‘미국인이 먹은 최초의 햄버거에 대한 설 중에 가장 유력한 것은 1880년대에 텍사스의 한 정육업자가 빵 사이에 고기를 끼워 먹는 메뉴를 개발했는데, 이를 본 독일계 이민자들이 함부르크에서 먹던 타타르스테이크를 기억해 햄버거라고 불렀다.’
세계 전역에서 즐겨 먹기에 이른 대표적 패스트푸드인 햄버거 못잖게 세계화의 가능성이 큰 한국 식품 중의 하나가 떡볶이일 성싶다. 한국 전통 식품과 문화를 상징하면서도 세계 보편의 입맛에 맞을 만하고, 조리에서부터 먹기에 이르기까지 또한 간편함과 편리함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조선 영·정조 때의 실학자 유득공이 서울 지역의 세시풍습을 기록한 ‘경도잡지(京都雜志)’에도 소개된 가래떡이 주재료인 떡볶이는 궁중 요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가 미처 전래되지 않았던 임진왜란 이전에는 간장 양념에 잰 쇠고기와 채소 등을 떡과 함께 볶았다고 한다. 간장떡볶이 또는 궁중떡볶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오는 것으로 1970년대에 전문 음식점이 생기면서 대중화한 고추장떡볶이와 달리 전혀 맵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난다.
떡볶이 세계화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140억원을 지원할 계획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이애랑(식품영양학) 숭의여대 교수의 제안에 따라 2011학년도 중학교 2학년 기술·가정 교과서에 떡볶이의 유래, 세계화 가능성, 조리법 등을 싣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그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햄버거보다 뛰어난 건강식품인 떡볶이를 세계의 음식으로 각인시킬 날을 기대한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