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酒 막걸리, 웰빙酒로 거듭나다

유산균 요구르트 100배...다이어트에도 효과 커
우리 전통 고유주로 일제땐 자취 감추기도

막걸리가 인기다. 세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이 하얀 탁주(濁酒)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농사철 논두렁 풀밭이나 허름한 뒷골목 대포집에서나 보던 싸구려 술이 ‘웰빙(well-being)酒’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젠 한일정상회담을 비롯해 우리 국적의 기내(機內)나 일본의 ‘술바(soolbar)’에서도 막걸리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이에 판판뉴스는 3부작에 걸쳐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를 집중 조명해보고, 일본의 사케나 프랑스의 와인과 같은 세계적 명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 由紀夫) 일본 총리가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찬에서 막걸리로 건배하고 있다.

◆‘막 거른 술’, 막걸리=막걸리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 중 하나다. 설화에 따르면 단군시절 추수 직후 햇곡으로 만든 술과 떡, 그리고 소를 잡아서 제단에 올렸는데, 이 술이 바로 막걸리다. ‘신농주(神農酒)’라 불렸던 것도 이런 연유다.
막걸리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찹쌀·멥쌀·보리·밀가루 등을 쪄서 수분을 건조시킨 후,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것을 그대로 ‘막 걸러’ 짜내면 된다. 이때 거르지 않고 그대로 밥풀이 담긴 채 뜬 것이 동동주다.
알코올 도수는 약 6도로 뿌옇고 탁한 빛깔을 띤다.
이름도 다양하다. 고려 때엔 배꽃이 피면 누룩을 만든다고 해서 ‘이화주(梨花酒)’라고 불렸고, 탁주(濁酒), 탁료(濁료), 곡주(穀酒), 재주(滓酒), 회주(灰酒), 백주(白酒), 합주(合酒), 탁배기, 가주(家酒), 농주(農酒), 부의주(浮蟻酒) 등이 모두 막걸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이 잘 어울리고 맑고 시원한 맛도 함께 지녀야 한다.

◆History of 막걸리=조선시대만 해도 직접 막걸리를 담아먹는 집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지역별?취향별로 가지각색의 막걸리가 만들어져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이르렀다.
그 후 일제침략기 당시 사실상 금주령이나 다름없는 ‘주세법’이 시행되면서 막걸리는 최대 위기를 맞고 점차 자취를 감췄다.
1960년대 들어서면서 또 다시 막걸리는 국민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 당시 전체 주류 소비량의 60%가 막걸리였다.
하지만 만성적인 식량부족상태에 시달리며 외국산 양곡까지 많이 도입되는 상황이 되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술 제조에 쌀 사용을 금지하는 ‘양곡법’을 단행했다.
쌀을 대신해 만들어진 ‘밀가루’ 막걸리는 당연히 술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서민들은 이때부터 소주를 더 선호하게 됐다.
1971년 어느 정도 식량사정이 나아지자, 다시 쌀 막걸리 제조가 허용됐다. 하지만 술 빚는 방법도 획일화되고, 대형 양조장에서 숙성시간을 단축키 위해 ‘카바이드’란 화약약품을 첨가하면서 좀처럼 옛 맛을 되살릴 수 없었다.
여기에다 80년대 접어들어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자, 맥주나 양주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술이야? 영양제야?=막걸리는 영양의 보고(寶庫)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이섬유, 비타민B?C, 유산균, 효모 등이 가득 들어있다.
막걸리 한 병에 들어있는 유산균량은 700억~800억개에 이른다. 일반 요구르트 제품 100병에 맞먹는 양이다. 이 유산균은 체내 유해세균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막걸리에 들어있는 비타민이 피로물질 제거, 혈액순환 개선, 세포재생 촉진 등 다양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특히 막걸리는 다이어트 제품으로도 손색없다.
막걸리 성분 중 약 10%는 식이섬유 성분이다.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포만감이 생기는 반면 칼로리는 그다지 높지 않다. 또한 식이섬유 발효시 비피더스균과 같은 유익한 미생물이 증식되면서, 당분분해는 물론 위장의 연동운동을 돕는다. 이는 변비와 심혈관질환 예방으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최근 막걸리가 구닥다리 이미지를 벗어내면서 현대인의 식습관과 스트레스에 대항할 수 있는 ‘웰빙(well-being)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BBS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