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맥못추는 당신…가을철 피로증후군?
가을,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몸이 나른해지고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도 무기력증을 느끼며, 두통, 복통, 심하면 우울증까지도 겪게 된다.
몸이 피곤해지면서 갖가지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이른바 `가을철 피로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피로감은 질병으로 분류할 수는 없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됐을 땐 치료가 힘들어지는 `만성피로`로 정의된다. 따라서 잦은 피로감과 동반되는 갖가지 증상을 간과해선 안 된다. 원인을 찾아 개선하고, 피로감을 부추기는 요인을 예방해야만 `건강한 가을나기`를 할 수 있다.
◆ 환절기에 `몸의 스트레스`는 자연적 현상
= 우리 몸은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변화에 민감하지만 그 자체를 매우 귀찮게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이 변하면 어쩔 수 없이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지금처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가 해당된다. 그간 우리 몸은 덥고 습한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세팅돼 있었다.
그런데 이젠 선선하고 건조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긴장도가 높아지고 필요 이상의 에너지 소모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것이 가을철 피로감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추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몸의 컨디션이 다소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는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컨디션 개선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다.
◆ 폭식 후 에너지 쏠림현상 주의
= 가을은 식욕이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폭식이 피로감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 때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정량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면 식사 후 평소보다 더욱 심각한 졸음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폭식으로 인해 몸의 체계에 혼선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에너지가 고루 분배돼 있는데 폭식으로 인해 소화기관이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면서 뇌 혹은 심장 기능에 에너지 부족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뇌와 심장 가동률이 감소하면 가만히 있어도 머릿속이 멍해지며 졸음이 밀려들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끼니마다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먹은 만큼 움직여라"
=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는 데도 유난히 피곤을 느낀다면 스스로 영양 상태와 활동량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하루 평균 성인 권장량보다도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어도 활동량이 적다면 쉽게 피곤해질 수 있다.
반대로 영양 섭취가 부족한데 활동량이 많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식사가 불규칙하고 저녁에 술자리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당량을 섭취하고 또 소모하는 메커니즘을 갖는 것이 피로감을 날려버리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는 매일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을 꼼꼼하게 기록한 뒤 병원을 찾아 영양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치료만큼이나 스스로 의지가 중요
= 피로감이 질병으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다.
하지만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데도 피로가 지속된다면 이는 심리적인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일상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몸의 자율신경계에 불균형이 일어나 여러 가지 이상 증상이 뒤엉키며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병원을 찾게 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우선 개인의 질병력을 살펴본 다음 질병으로 인한 피로감에 초점을 맞춰 검사한다. 병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그 다음부터는 영양에 대한 평가검사를 비롯해 △혈액 △X선 촬영 △갑상선 기능 이상 △호르몬 분비 등에 관한 검사를 진행한다. 전문의들은 `피로감`은 약이나 치료도 일부 효과가 있겠지만 진정한 극복을 위해서는 스스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도움말=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