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이기는 면역의 힘


신종플루 이기는 면역의 힘
이동호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내과)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서 지구 전체가 신종플루 공포로 소란하다. 인류의 역사는 바이러스와 세균이 일으키는 수많은 질병과의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때로는 바이러스와 세균이 승리하기도 했지만, 인류를 지켜온 것은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나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가 아니었다. 정작 인류를 이토록 오랜기간 지켜온 것은 우리 몸 안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수많은 면역시스템 덕분이었다.
만약 몸 안의 면역시스템이 바이러스나 세균과의 전쟁에서 무참히 패배했다면, 인류는 천연두 바이러스나 페스트균에 의해 전멸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몸은 외부의 적을 알아 차리고 공격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면역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결국 신종플루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면역시스템을 강화시키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우선 충분한 수면을 권한다. 하루 6시간 이상의 수면은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준다. 외부의 적인 신종플루가 침입하더라도 물리칠 수 있는 내적 힘을 키워준다. 실제로 수면 중에는 면역을 증강시키는 물질이 분비되며,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수면을 충분히 해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독일 연구진의 논문이 있다.
두번째 신종플루에 대항하는 방법은 다양한 영양 섭취다. 특히 잡곡 나물 야채 과일 해조류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실제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들어오면 이러한 적들을 공격하는 우리 몸의 미사일과 대공포인 임파구나 대식세포의 수가 많아지고 강해져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운동을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적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비타민C, E의 항산화비타민과 비타민A, B, D와 같은 각종 대사작용에 관여하는 비타민이 필요하다. 특히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임파구가 증가하고 면역력이 강화된다. 다양한 미세 영양소의 섭취는 신종플루는 물론 암 심장병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세번째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현대인들은 직장과 가정 학교에서 무수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를 짓누르는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교감신경이 우위인 상태가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처리하지 못하고 굴복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신종플루 같은 각종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
물론 스트레스가 반드시 해로운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짓누르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면서 우리는 평소보다 더 큰 열정과 활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 대응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음자세와 웃음을 비롯한 마음의 여유다.
슬픔 분노 증오 낙담은 면역력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다. 일본 속담에 “병은 기분으로부터”라는 말이 있는데, 최근 일본의 흥미로운 의학 연구보고에 의하면 인간의 마음가짐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마음가짐과 병이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네번째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근육을 사용하면 열이 발생하고 체온이 올라가 혈액순환이 잘된다. 근육에 혈액을 보내 피로물질을 제거해서 신체의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인간은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에 근육을 쓰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특히 현대인들은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근육을 쓸 일이 적고, 근육이 쇠퇴하기 쉽다. 자연히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섭취
또한 자동차 엘리베이터 등 문명의 이기가 우리 몸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다. 운동 부족은 근육만이 아니라 바이러스나 암과 싸우는 면역력도 쇠퇴시킨다.
평소에 걷기와 가벼운 체조로 무기력해진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운동으로 활력을 얻은 면역시스템으로 신종플루를 물리쳐야 한다.
미국 경제가 초토화되었던 1930년대의 대공항기에 루즈벨트 대통령이 행한 유명한 연설이 생각난다. “오직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신종플루도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지닌 생명의 힘인 강력하고 신비로운 면역력을 강화시켜 신종플루를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na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