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활 속 한의학'-보약의 계절 가을, 잘 알고 먹어야 효과
【서울=뉴시스】김소형 한의사 = 이맘때면 보약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여름 내 지친 기력을 보하기 위함이 크지만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배출되어 효과가 없다는 생각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이처럼 보약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의외로 많다.
보약을 지으러 온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이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찌는가’이다. 예부터 보양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 나라 사람들이 몸을 보신하기 위해 먹었던 것이 대부분 육류인데다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어서 이러한 생각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약은 개인의 체질에 맞게 항진된 것은 끌어내리고 모자란 것은 보태어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약이지 살을 찌우는 약이 아니다.
더욱이 한약재는 주로 곡류나 열매, 나무 뿌리 등이어서 칼로리가 높지 않다. 간혹 보약을 먹은 뒤 살이 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보약을 먹기 전 저하되어 있던 각 장부의 기능이 보약을 먹으면서 정상화되고 이 과정에서 떨어졌던 입맛이 살아나면서 이전에 비해 음식 섭취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즉, 보약에 살이 찌는 성분이 있어서 체중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인체 기능이 좋아지면서 늘어난 식욕을 본인 스스로 주체하지 못해서 살이 찌는 것이다.
보약이 정력제라는 생각 역시 잘못된 보양 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 보약은 우리 몸의 음양기혈 중 허한 부분을 찾아 이를 북돋아주고 신체의 리듬과 균형을 맞추어 자생력을 증강시켜주는 약이다. 물론 각 장부의 기능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레 성 기능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보약이 성기능을 높여주거나 발기부전 등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란 것이다.
값비싼 약재가 들어가야만 효과가 좋다는 생각 역시 버려야 한다. 아무리 비싼 약재라 해도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간혹 매체나 주변 사람들의 말만 믿고 이것저것 약재를 사다 가정에서 달여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의료진이 아닌 사람이 체질이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에 적절한 약재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 약재마다 적정 복용량이 있고 각기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어 과다 복용하거나 서로 상극인 약재를 사용하게 되면 제대로 된 효과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해야 한다.
흔히 보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하얗게 되고, 돼지고기나 녹두,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약효가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품은 대부분 소화를 방해해 약의 흡수를 더디게 하거나 약효를 떨어뜨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삼가도록 권하는 것이지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되거나 약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는 모든 약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약재에 따라 금기된 식품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잘 가려 복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처방 시 설명해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