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는 무조건 잘 먹는 것이 좋다?
임신 9개월째인 최지영 씨(31). 임신부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친정과 시댁 양 쪽에서 챙겨주는 갖가지 보양식을 먹어 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분만을 한 달 앞두고 자연분만이 힘들다는 진단을 받은 것. 최 씨의 체중이 급격하게 불어난 탓에 자연분만이 힘들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임신을 하면 무엇이든 많이,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임신 중 급격한 체중증가는 각종 임신성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산후 비만의 원인이 됨은 물론이다.
최규연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영양을 과하게 섭취해 임신 중 지나치게 체중이 증가되면 자연분만이 힘들어져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면서 “비만인 경우, 제왕절개 후에도 회복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임신 중에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신 중 급격한 체중 증가는 임신성 당뇨를 부르기도 한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에 공복 시 혈당치가 110~120mg/dL인 상태로 산모가 비만한 경우, 임신성 당뇨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문제는 산모에게서 임신성 당뇨가 나타나면 태아까지 비만이 되면서 ‘거대아’가 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아기는 태어난 후 당뇨병 환자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IOM(Institute of Medicine) 연구팀이 23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사조절을 통해 임신 중 평균 5kg이 증가한 그룹은 태아 사망과 영아 성장지체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조절을 하지 않아 평균 18kg 몸무게 증가를 보인 그룹의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출생당시 4.5kg 이상인 거대아 출산율 또한 낮았다. 제왕절개 출산율도 낮았으며 임신성 당뇨병 발병율 역시 낮았고, 출산 후 체중 증가 역시 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임신 중이라도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을 먹기 보다는 고른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산책, 수영, 스트레칭, 요가 등 운동을 적당하게 하는 것도 좋다.
최 교수는 “산모가 통증이나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적당량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단, 달리기 등 과도한 운동은 삼가고 출혈이나 복통이 있으면 중단한 후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BMI가 19.8 이하인 마른 여성은 12.5~18kg, BMI가 19.8~26인 여성은 11.5~16kg 정도의 체중 증가가 적당하다. BMI 29 이상의 고도비만 여성은 7kg 정도의 체중 증가가 바람직하다. BMI는 키를 몸무게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를 말한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