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다이어트] ‘빨리빨리’증후군이 다이어트에 미치는 영향
<글·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쿠키 건강]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인들은 언제나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듯하다고 한다. 혹자는 이 ‘빨리빨리’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에 잘 대응한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이는 이 ‘빨리빨리’ 때문에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이 힘들다고도 한다. 비만도 예외 없이 ‘빨리빨리’ 증후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빨리 빼는 것이 잘 빼는 것?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도, 이 ‘빨리빨리’ 증후군은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 1주에 체지방 500g씩 꾸준히 잘 빼면서 건강하게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보통 체중감량 속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초조해하며 필자를 재촉한다. 이런 속도면 굳이 병원까지 왜 왔겠느냐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반면에 지나치게 빠른 체중감량으로 2주에 5kg 넘게 체중이 감소한 사람들은 근육과 수분이 빠져서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필자의 걱정과 문제 제기에는 아랑곳없이, 즐겁게 거친(?) 다이어트를 지속한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 것인지 2달 만에 20kg을 감량해 준다는 다이어트 비법은 20년째 호객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도비만인을 위한 비만 수술 외에 이런 효과를 갖는 방법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
◇더 빨리 빼기 위한 부질없는 노력들
다이어트를 할 때 젊은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더 열심히 하면 더 빨리 더 많이 빠질 것이라 기대하고 나름대로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다. 하루 1500kcal를 먹도록 영양 교육을 받은 사람이 1000kcal만 먹고 버틴다.
이렇게 되면 교육받았던 단백질 식품을 챙겨먹거나 하루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기 힘들어지고 결국 불규칙한 예전의 식사패턴으로 돌아가 체지방량은 그대로 유지되기 쉽다.
하루 30분의 운동을 처방 받은 젊은 여성이 2시간씩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칼로리를 더 많이 소모하면 더 빨리 빠질까? 대부분 2~3kg의 감량 후 체중은 균형을 이루며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과도한 운동은 체중감량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토끼와 거북이의 교훈?
빨리 달려가서 낮잠을 자는 토끼가 더 행복해 보이는지, 많은 사람들이 극도의 절제로 일정기간을 지내고 나서 그 몸으로 평생 편안하게 사는 것을 꿈꾼다. 지나친 절제 후에 얻게 될 몸과 마음의 짐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 상황을 혼자 의욕에 넘쳐 앞뒤 계산하지 않고 뛰다가 발목을 부러뜨린 토끼에 비유해야 할까?
그렇다고 현대 의학은 사람들에게 거북이와 같은 무한한 인내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거북이는 계곡을 따라 물 위를 수영하듯이 목적지로 갈 수 있다. 꼭 경주가 산을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