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마라’ 잘못된 정보, 암 치료 더 어렵게 만든다
이상욱 교수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ㅣ경향신문
매주 월요일은 두경부암으로 방사선치료를 받고 완치된 환자들의 정기검진일이다. 며칠 전 진료실을 찾은 30대 중반의 한 남자. 9년 전 비인강암 진단을 받고 몹시 긴장된 얼굴로 처음 진료실에 들어온 기억이 생생하다. 방사선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고 무사히 2년을 넘기고 또 4년을 넘겨 그가 소원하던 월드컵을 다시 보게 됐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남아공 월드컵도 볼 수 있을 거라며 한껏 들떠 있다.
암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환자 역시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6개월 간격으로 진료실을 찾아올 때마다 점점 여위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예전처럼 침이 잘 나오지 않고, 미각이 회복되긴 했지만 둔해져 도무지 식욕이 잘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암 환자의 경우, 가끔 고기를 먹고 싶지만 가족들이 고기를 주지 않는다. 육식이 암 환자에게 나쁘다는 연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방사선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에게는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충분한 단백질 공급이 방사선치료의 결과에 이론적으로는 더 이롭다. 잘 먹지 못하는 환자는 컨디션이 나빠지고 그렇게 되면 구강 및 인후 점막의 상태도 나빠진다.
이렇듯 암 환자들이 치료 중 점점 더 못 먹게 되면 몸의 상태가 더 나빠진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면 무사히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되고, 방사선치료를 계획대로 받지 못하면 생존율이 저하된다.
효과적인 암 치료를 위해 의사와 환자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하지만 두경부암 환자가 잘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입안에 조그만 염증만 생겨도 사람들은 몹시 힘들어한다. 목에 있는 가래는 잘 뱉어지지 않고, 속은 울렁거리며, 평상시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극적인 냄새나 맛이 이런 환자에게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될 수 있다.
암 환자들이 이러한 부작용을 잘 극복하고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보에 흔들리지 말고 지혜롭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주 구강을 세척해 점막에 세균이 증식하여 점막염이 심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욕이 떨어진 경우에는 식욕 촉진제를 적절히 투여받고 필요시 액상으로 나와 있는 보조식품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상욱 교수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