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후유증 '외이도염', 청력 상실까지?
당뇨병환자, 악성 외이도염으로 청력을 잃을 수도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7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이모(38)씨는 “아이가 수영장을 너무 좋아해서 야외 수영장에 다녀왔는데 그 후로 계속 귀가 간지럽다며 손가락으로 손을 후벼파곤 했다”며 “귀가 나아지지 않고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더니 ‘급성 외이도염’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피서철인 요즈음 풀장에 다녀온 다음 귀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의들은 가족 단위 풀장 뿐만 아니라 수영장을 주기적을 가는 사람들은 급성 중이염 뿐만 아니라 만성 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2005년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살펴 보면 성인 인구 1000명 기준 만성중이염 의사진단 유병률은 11.46%로, 10명 중 1명 이상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 ‘외이도염’, 왜 생기는 걸까?

여름철을 맞아 샤워를 자주 하거나 동네수영장부터 대규모 물놀이장까지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름철 수영장은 따뜻하고 습하기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수영장을 이용한 후에 외이도에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외이도는 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관을 말하는 것으로 외이도염이란 외이도, 즉 귓구멍 피부에 생긴 염증을 뜻한다.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손가락이나 면봉 등으로 귀를 후비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무리하게 귀를 후볐을 경우 약한 외이도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상처 난 부위는 특히 내성이 강한 농녹균에 매우 취약하고 기타 세균감염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물놀이 후 2~3일 안에 갑자기 귀에 통증이 온다면 ‘급성외이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의대길병원 이비인후과 차흥업 교수는 “급성외이도염에는 풀장후유증으로 불리는 범발성 외이도염이 있다"며 “흔히 급성 외이도염에서는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소양감이 먹먹한 느낌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 교수는 “가려움증이 있으면 귀를 자꾸 귀를 만지거나 면봉 등으로 쑤시는 경우 일단 가려움증은 줄어들지만 피부상처가 커져 증세를 더욱 심하게 해 계속 귀를 만지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풀장은 세균 침범을 일으킬 수 있는 농녹균, 포도상구균 등 세균과의 최접전지다.

특히 녹농균은 보통 물의 표면에 떠있고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정도의 염소소독으로는 살균되지 않는다. 섭씨 30도 이상에서도 박멸하지 않아 더운 여름에 수영장을 다녀온 후에 잘 생기는 것이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는 “외이도는 대개 6.0ph정도의 산성을 띠는데 외이도가 물에 씻겨 중성화돼 염증이 더 잘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 당뇨병 환자, 면역력 약한 사람 특히 ‘주의’

방치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외이도염은 과연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박무균 교수는 “외이도염은 귀가 간지러우면서 아프고 심한 냄새가 나는 이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외이도 치료에 드레싱, 점이액, 소염진통제 등을 사용하며 통증이 심할 경우 구경용 소염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물놀이 후유증으로 외이도가 막혀서 오는 사람도 있다"며 "외이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외이도 염증이 연골 염증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피서지로 물놀이 갔을 때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경우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이도염에 특히 취약성을 드러내는 환자가 이를 방치했을 경우 외이도, 고막뿐만 아니라 턱관절, 뇌연골, 뇌신경 등으로 전이될 수 있고 이로 해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서명환 교수는 “당뇨병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 등의 경우 외이도염이 잘 낫지 않아 악성외이도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귀에 소양증이 느껴지면 곧바로 병원에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외이도염에서 중이염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풀장에 갔다가 중이염이 생긴 경우는 이전에 앓았던 중이염이 다시 재발한 경우"라며 "이 경우는 외이도염보다는 중이염이 내이염으로 전이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 후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