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누르는 스트레스… ‘돌연사 불씨’된다
화 잘내는 사람, 심장마비 가능성 5배나 높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에 이어 ‘나 홀로 집에’의 감독 존 휴즈까지 최근 유명인사들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들의 나이는 공교롭게도 모두 50대여서 비슷한 또래 남성들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씨의 경우 부검 결과 심장동맥경화와 심근경색(허혈성 심장질환), 심비대증이 돌연사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조씨처럼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사람이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의아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심장질환의 3대 원인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 역시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에 주의가 요구된다.
◆ 스트레스,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까지 유발할 수도
스트레스는 심리적 쇼크를 받거나 정신적으로 갈등이 생기면서 신체적인 증상까지 수반하는 병이다. 직장인 5명 중 4명꼴로 회사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화병을 앓아봤던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스트레스 주 요인은 직장 내 인간관계에 따른 갈등, 과다한 업무 등이었다. 직장 및 사회생활로 받는 분노와 스트레스가 직장인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종원(심장내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40대 후반부터 50대 정도 나이에 직장생활 등으로 쌓였던 스트레스와 과로가 한꺼번에 반응,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이 많아진다”며 “최근에는 30대 후반에서도 이로 인한 돌연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합병증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등의 뇌혈관 질환, 정신질환 등의 증세로 발전할 수 있다.
◆ 스트레스로 인한 과음과 혹사
조씨는 전 부인과의 사별, 대한해협 횡단 후원사 문제 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이로 인해 과음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음달 대한해협 횡단 시 저체온증에 대비한 훈련과정에서 체지방을 축적하기 위해 급격히 체중을 늘렸다고 한다.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함을 유지했겠지만 급사하게 된 데에는 스트레스와 과음의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체중을 급격히 불려 몸을 혹사한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심장동맥의 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 심근경색이나 심장의 전기시스템에 고장이 난 부정맥이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협심증, 허혈성 심장병, 고혈압 등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은 운동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따르는 것이 돌연사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 극도의 흥분, 분노가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하는 데 에너지를 동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인 교감신경은 흥분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이와 반대로 작용하는 부교감신경은 감정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며, 이 두 신경활동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잠을 못 자거나 쉽게 흥분하고, 분노가 치밀게 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외로움을 느낀다거나 우울증을 앓기 쉽다. 이처럼 두 신경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심장이 부담을 느끼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스트레스 조절이 최선의 방법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를 잘내는 사람의 경우 55세 이전의 심장병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배나 높고,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 역시 5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하버드대 미틀만 박사 연구진은 분노를 잘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3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화를 꾹꾹 참아도, 버럭 화를 내도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진식(심장내과) 세종병원 과장은 “스트레스는 혈액 내 교감신경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고 부정맥을 유발하며, 특히 혈소판의 응집력을 증가시켜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병을 유발하는 큰 원인이 된다”며 “스트레스를 예방하려면 무조건 참지 말고 소리를 지른다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자신만의 관리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도움말=박진식(심장내과) 세종병원 과장, 하종원(심장내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돌연사 전조 증상>
- 운동, 빨리 걷기, 언덕 오를 때 흉통·압박감이 있지만 쉬면 감쪽같이 좋아진다.
- 목이나 어깨, 팔에 불쾌감·압박감, 또는 통증이 간혹 느껴진다.
- 운동량이 적은 데도 숨이 차고 쉬면 금세 회복된다.
- 조금만 빨리 걸어도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가벼운 운동에도 피로를 느끼며 무력감과 탈진 경험이 있다.
<돌연사 예방법>
- 담배를 끊고, 금주나 절주를 한다.
- 과격하거나 경쟁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다.
-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관리를 철저히 한다.
- 비만이면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한다.
- 육류보다는 채식과 생선 위주의 식생활을 한다.
- 가슴이 아프면 운동을 즉각 멈추고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