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찾아와 더 두려운 '대장 용종'
대장용종,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도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농구감독 출신 A씨는 건강만큼은 자신있었다. 농구감독 시절 선수들과 매년 정기검진도 받았고 간수치, 심폐기능 등의 모든 검진결과는 정상이었다.
A씨는 "화장실을 다녀와도 시원한 느낌도 없이 화장실만 들락날락했고 어느 날부터 변에 빨간 선혈이 묻어나오기 시작해 걱정이 돼서 아무도 모르게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검사결과 “항문 안쪽에 혹이 있는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A씨는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게됐다.
하지만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A씨의 몸(대장) 안에서 무려 5cm의 큰 용종이 발견됐다. 그리고 조직검사 결과 직장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와 같이 특이한 증상은 없지만 조금의 변화가 불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2005년 신규 발생한 암 12만3741건 중 대장암이 12%(1만5233건)를 차지하면서 4년 만에 2위로 올랐다.
2001년에는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순이었으며 눈여겨볼 대목은 대장암의 빠른 증가세다.
통계청 사망통계자료에 따르면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대장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5만1280명으로 남자(2만7922명)가 여자(2만3358명)보다 4564명 더 많았고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 소리없어 더 무서운 '대장 용종'
의학계는 대장암의 출발점이 용종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또 용종은 소리없이 우리 몸에 조용히 찾아오는 것이 문제다.
대장 점막세포에 변성이 일어나면서 돌출된 혹(종괴)이 생기는데 이것을 용종이라 부른다. 대장용종에는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이 있다.
비종양성 용종은 거의 대부분 대장암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대장 용종의 1/3을 차지하는 선종성 용종은 양성 종양으로 시간이 지나 악성 종양 즉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용종의 원인으로 ▲동물성지방 과다섭취▲섬유질 섭취부족▲칼슘 · 비타민D부족▲운동부족▲염증성 장질환▲유전적 요인▲고령(50세 이상) 등을 꼽는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환자 중 20% 이상이 용종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 용종의 반 정도는 선종성 용종으로 판명됐다.
카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상우 교수는 “일부 대장 용종환자 경우 직장출혈, 설사, 변비, 하복부통증 등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개 용종에 증상이 없다”며 “주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대장암으로의 진행 막으려면?
용종에서 대장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려면 용종을 제거해야 한다. 이는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발견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50세 이상 성인은 5~10년에 한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40세 이상부터 주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이는 40대에 대장암이 발견 빈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장용종은 일반적으로 수면내시경으로 검사하며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 발견에 매우 효율적으로 쓰이는 도구 중 하나다.
대장용종을 찾기 위한 검사로는 S상결장경검사, 대장 X-선조영술, 대장내시경검사 등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 교수는 “과거 내시경이 발달되기 전 개복수술을 해서 대장을 자르기 전에는 용종을 제거할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개복 수술을 하지 않고도 내시경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내시경으로 제거한 후에도 다른 부위에 용종이 또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 검진은 계속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는 “수술을 받고나서 수술부위에서 출혈이 있을 수 있다”며 "혈액응고장애 및 혈관질환있는 사람이 유난히 수술 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의들은 칼슘카보네이트 등 칼슘제제 및 영양보충제가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심 교수는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과일, 야채, 섬유질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체중조절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elizabe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