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최악의 통증..'요로결석'
'내 생애 겪어본 최악의 통증.' 요로결석이 생겨 응급실을 찾은 사람의 표현이다. 콩팥에서 요로로 이어지는 어느 곳에 '돌'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요로결석은 특히 여름철 자주 발생한다. 최근에는 소주와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잘 생긴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제 삼겹살 다 먹었네'란 푸념의 목소리도 들린다. 요로결석, 정말 그렇게 아픈가? 그리고 삼겹살 파티는 이제 끝인가?
◆요로결석, 왜 여름에 잘 생기지?
요로결석은 매우 흔한 병이다. 비뇨기과 입원환자의 25%에 달하며 일반적으로 10명 중 1.2명이 일생동안 적어도 1번 겪는다. 소아보다는 어른에서 잘 생기며 여자보다 남자가 2배 정도 많다. 남성호르몬과 관련 있어서다. 계절적으론 겨울보다 여름에 3배 가량 많다.
여름에 결석이 잘 생기는 것은 '탈수' 때문이다. 탈수란 몸속 수분이 정상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육체 활동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지 않으면 소변 양이 줄고 농도도 진해지면서 결석이 잘 생긴다.
물론 계절과 상관없이 특정 성분을 과잉섭취하는 경우도 위험이 증가한다. 칼슘과 염분이 많은 음식이나 약물이 그렇다. 때에 따라선 통풍이나 요로감염 등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생성된 결석은 형태나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가루에서부터 간혹 6∼7cm 짜리도 발견된다. 결석이 클 수록 통증이 심한 건 아니다. 위치가 중요한데, 신장에 있으면 2∼3cm까지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반면 요관에 걸리면 2∼3mm임에도 최악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요로결석의 80%가 소변과 함께 저절로 배출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요로결석을 진단받고도, 크기가 5mm 이하이며 요관 아래쪽에 있으면 '저절로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대기요법이 시행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줄넘기나 가벼운 달리기를 하면 잘 빠진다. 대기요법을 시행할 수 없다면 몸 밖에서 충격을 줘 잘게 부순 후 소변으로 빼내거나, 아예 수술로 돌을 꺼내는 치료법 등이 적용된다.
◆그래서 삼겹살을 먹지 말라고?
또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3고(高) 음식 섭취다. 고단백, 고칼로리, 고지방을 말한다. 짜게 먹는 습관도 영향을 준다. 삼겹살이 대표적인 3고 음식인데다 한국사람이 즐겨 먹는다는 이유 때문에 요로결석의 주범으로 '찍힌' 셈이다.
하지만 요로결석은 삼겹살 외에도 다양한 3고 음식, 고염분 섭취 등에 의한 복합적 결과이므로, 특정 음식을 주범으로 거론하는 것은 핵심과 다소 거리가 있다.
박성열 한양의대 비뇨기과 교수(한양대병원)는 "삼겹살과 같은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멀리하란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삼겹살을 먹지 않아도 요로결석은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
소주도 마찬가지다. 결석은 탈수상태를 자주, 지속적으로 경험하면 생기기 쉬운데, 알코올 섭취는 탈수를 유발한다. 즉 '소주'라는 특정 주류의 문제가 아니라 음주 그 자체가 위험요소다.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요로결석이 많이 생긴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다. 음주는 탈수를 유발하며, 탈수는 결석발생의 좋은 환경이므로 '술마시면 결석이 잘 생긴다'는 '일리있는' 가설일 뿐이다.
또다른 오해가 칼슘 섭취 문제다. 과다섭취는 결석생성의 한 원인일 수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칼슘을 적게 먹으면 오히려 결석이 더 잘 걸린다는 보고도 있다.
때문에 영양보충제 뿐 아니라 우유나 멸치 등 고칼슘 음식을 피할 이유도 없다. 결석 막겠다고 칼슘을 멀리하면 골다공증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결국 단순히 요로결석을 예방하겠단 목적 때문에 특정 음식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 결석 뿐 아니라 여러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상식적인 건전 식생활을 유지하면 된다.
반면 이미 요로결석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요로결석 환자의 50%가 5∼10년 내 재발한다. 평생 동안 재발률은 80%에 달한다. 따라서 환경적으로 요로결석 위험이 높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엄격한' 식생활 등을 유지해야 한다.
※요로결석의 원인과 증상
신장이나 방광, 요도 등에 생긴 돌을 말한다. 신장은 소변을 만들고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으로 이동한다. 방광이 가득차면 요도를 통해 배설된다.
소변을 구성하는 물, 염분, 미네랄 등 성분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 요로결석이 생긴다. 여러 이유로 어떤 성분의 농도가 짙어지면 결정으로 변하고, 다른 성분이 점점 더해지면서 결석을 형성한다. 결석이 발견되는 위치에 따라 담석(쓸개 밑), 신장결석, 방광결석 등으로 부른다. 요로결석은 담석을 제외한 비교기과적 원인의 결석을 총칭하는 말이다.
요로결석이 신장에만 머물러 있으면 별 문제가 없는데, 소변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면서 점점 커지면 통증을 유발한다. 감염의 원인도 된다. 증상은 옆구리나 허리, 등쪽이 강하게 아픈 게 특징이다. 통증이 하복부로 이어지기도 하며, 생겼다 멈추고 다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배뇨곤란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감염이 동반되면 열이 난다. 갑작스런 통증은 대개 응급상황을 유발한다.
도움말 및 자료 : 박성열 한양의대 비뇨기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