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도와주는 ‘메밀베개’가 우리 아이를 공격한다?
충분한 상담과 조기검사 후, 원인물질 파악 ‘중요’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3살과 2살 연년생 아이를 둔 엄마 정모(35)씨는 얼마 전 아파트 입구에서 메밀베개를 아이들 수대로 구입했다.
정 씨는 “애들이 아토피 피부염이 있고 땀을 많이 흘려 여름에 머리를 시원하게 해 준다는 메밀베개를 구입해 사용해봤다”며 “아토피가 심해져 병원에 찾았는데 아이에게 ‘메밀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아토피를 가지고 있다면 먹는 것과 입는 것, 주변 생활환경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고 좋다는 것은 다 해주며 철저하게 관리해준다.
하지만 실제로 부모들이 아토피에 좋을 것이라 생각해 무심코 하는 것들이 오히려 증상을 더 심화시키거나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들은 ‘음식물 알레르기’는 반드시 먹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며 3세 이전에 조기검진을 받아 알레르기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음식물 알레르기’로 인한 피부질환, 대체 왜?
우리 몸은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이나 내부에서 생성된 이물질에 대해 방어하고 보호해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면역’ 능력이 있는데 이 면역 현상이 인체에 해로운 쪽으로 반응할 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은 세균, 약물, 식품, 꽃가루 등 다양하며 음식물 알레르기로 유발되는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소아일 때 문제가 되는데 흔히 먹어서만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만 혈액, 호흡기, 눈, 입 또는 피부를 통해 인체 내에 들어가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알레르기 현상은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 항원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음식물 알레르기는 외국의 경우 인구 1000명당 3~7명 정도 발생하며 그 빈도는 나이가 어릴수록 높아 3세 미만의 소아의 경우는 약 8%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초․중등학생의 약 4%에서 식품 알레르기를 보이고 흔한 원인 식품은 계란, 우유, 콩, 땅콩, 메밀 등이라고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아토피전문 양·한방협진 아토미(www.atomi.co.kr) 김인중 원장은 "메밀 알레르기가 있는 소아에게 머리를 차게 해준다고 메밀베개를 사용하게 할 경우 더 일찍 알레르기 항원에 감작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주로 6개월 미만의 소아가 알레르기에 잘 감작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부모의 ‘무지’로 증상 악화?…3세 전에 조기검사 ‘필수’
소아 아토피 환자의 부모들은 어떤 종류의 알레르기 항원에 반응을 보이는지 모른 채 민간요법만 믿고 의존하다가 아이의 증상을 악화시킨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조건 좋다고 믿는 것들이 아이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식품 알레르기의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세 이하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계란, 우유, 콩 등은 3세가 되면 약 85%에서 없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정확히 원인 식품을 찾아내 회피요법을 시행하면 성장한 후에 얼마든지 이러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땅콩, 메일 등의 식품에 대해 알레르기가 있거나 일부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에서는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만성적인 알레르기 체질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인중 원장은 “환자의 과거력을 살펴보다보면 ‘메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에게 메밀베개를 해주거나 ‘마늘 알레르기’ 가 있는 아이 집에서 김장을 하기 위해 마늘을 많이 까 껍질이 날리는 바람에 증상이 악화되는 등 음식물 알레르기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아이의 증상이 심화 돼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원인 알레르기 식품을 찾아내 회피하는 것이 첫째지만 아이의 성장과 발달이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기간이므로 원인 규명 없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진 음식들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음식물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경우 전문의를 찾아 조기검진을 받은 후 오랜 상담을 거쳐 원인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반드시 회피해야 할 음식물은 회피하고 먹어도 되는 음식물은 섭취하도록 해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