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막걸리 한 잔에 더위를 잊자


전통 서민주에서 프리미엄 웰빙주로 각광



여름용 먹을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 막걸리는 여름이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술이었다. 차가운 물에 담가 차갑게 식힌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키면 갈증도 허기도 모두 가셨다. 한기가 돌면 더 생각나는 소주와는 정 딴판이었다.

한동안 맥주와 양주, 와인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통 탁주 막걸리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일하다 먹는 새참이나 대학가의 축제 때나 볼 수 있었던 막걸리가 이제는 고급 한정식집과 호텔, 골프장 내 레스토랑이나 그늘집, 심지어 강남 한복판 젊은이들이 모이는 술집에서도 주 메뉴가 되고 있다. 또 일본 여성들은 한국 사람보다 오히려 더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기다.

이 같은 막걸리의 부상은 막걸리가 가진 장점과 시대의 요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 막걸리 중에서도 이런 트렌드에 맞춘 제품들이 잘 팔린다.

요즘 막걸리 ‘뒤끝이 없네’

국순당 고봉환 팀장은 “과거 막걸리가 뒤끝이 좋지 않았던 것은 막걸리를 빨리 숙성시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 물질인 카바이트를 섞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설명한다. 최근 나오는 프리미엄 막걸리에는 물론 카바이트가 들어가지 않는다. 여기에 서민들의 술이라는 이미지도 싸구려 불투명 페트병이 아닌 고급스런 유리병에 담아냄으로써 와인 못지않은 프리미엄의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얼핏 병만 보면 막걸리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막걸리가 뜨면서 가장 큰 덕을 본 업체는 기업형 전통주 업체들. 과거 막걸리 제조업체들과 차별화한 제품으로 막걸리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국순당, 배상면주가, 배혜정누룩도가 등이다.

백세주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한동안 고전했던 국순당의 경우 현재 막걸리가 전체 매출의 30%에 육박한다.





국순당의 전체 매출에서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이다.

국순당에서 만드는 막걸리로는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와 살균과정을 거친 미몽, 이화주, 일본에 수출되는 고시레 등이 있다. 생막걸리와 살균 막걸리는 효모를 비롯한 각종 균이 살아 발효가 계속 진행되느냐 아니냐로 구분된다.

생막걸리는 유통기한은 짧지만 발효 시 생성된 탄산의 시원함이 막걸리 특유의 새콤한 맛과 어우러져 톡 쏘는 맛과 함께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좋다. 반면 70도에서 살균 과정을 거친 살균 막걸리는 맛이 균일하고 유통기한도 6개월~1년으로 길어 수출용은 전부 살균 막걸리로 만든다.

‘미몽’은 100% 국산 쌀과 인삼으로 빚어 기존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을 없애고 맛과 향이 깔끔하며 부드럽다.

생쌀 발효법을 사용해 아미노산 함량이 풍부하고 햇빛, 온도 등에 의하여 제품의 질이 변하지 않는 포장재를 사용하여 언제나 변함없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이화주’는 고려시대 양반가에서 즐기던 고급 막걸리로 국순당에서 전통주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되살려 냈다.

색이 희고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한데 당초에는 샘플 제품만 판매하려 했으나 반응이 폭발적이라 유통을 시작했다. 깊고 풍부한 신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져 있을 뿐 아니라 쌀로 빚은 고급탁주 고유의 맛과 향이 일품. 가격은 병당 1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고시레’는 욘사마 배용준이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 일명 ‘욘사마 막걸리’로 불린다.

현재는 일본에서만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3월 6개들이 한정판 300세트가 8분 만에 매진되면서 욘사마와 막걸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알콜도수도 낮고 날씬한 용기에 고급스럽게 담겨 있어 일본 여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 막걸리 한류 바람을 일으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배상면주가의 ‘대포 막걸리’는 쌀을 쪄서 만드는 일반 막걸리와는 달리 생쌀을 발효하여 제조한다. 기존 막걸리의 단점이었던 숙취와 트림이 거의 없다.

또한 생쌀로 빚어 아미노산 등 필수 영양소가 살아 있으며 부드러운 것도 특징이다.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가라 앉은 쌀을 흔들어서 마시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배혜정누룩도가에서는 알콜도수가 일반 막걸리의 6~7도보다 훨씬 높은 막걸리를 만든다. `부자`라는 이름으로 10, 13, 16도 세 가지가 있다. 조선시대 상류층이 즐겨 마셨던 탁주인 합주의 도수와 일치하도록 만든 것.

부자는 특히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하기에 제격. 매실주, 레모네이드, 사이다, 요구르트 등 다양한 제품과 칵테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칵테일 문화가 발달한 일본인들도 특히 즐겨 찾는다.

아예 포도를 첨가해 만든 쌀포도탁주 ‘새색시’도 내놓았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기록을 뒤져 당시 사람들이 즐겨 먹던 포도주는 현재의 와인과는 전혀 다른 곡식 포도주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포도가 들어가 일반 막걸리에는 없는 불그레한 기운이 도는 것이 특징이며 달큰한 포도향과 맛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막걸리다.

막걸리 이래서 좋구나!

막걸리는 쌀이 기본 재료가 되는 발효주. 발효식품이 몸에 좋다는 것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 몸에 좋다면 일단좋게 받아들이는 한국인의 특성상 막걸리는 일명 ‘웰빙주’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쌀이라는 주식을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영양도 풍부하고 입맛에 맞을 수 밖에 없다. 막걸리는 100% 쌀로 만드는 청주를 사용하고 남은 것으로 담그는것인 만큼 100% 우리쌀로 만든 술이다.

값이 싼 밀가루나 중국산 쌀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10여종의 아미노산과 1.9%의 단백질(우유 3%, 맥주 0.4%, 소주 0%), 그리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유기산이 0.8%, 피부 미용 등에 좋은 비타민 A, B1, B2 등과 피로 회복에 좋은 젖산, 구연산, 사과산 등의 성분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