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다이어트] 나쁜 지방? 좋은 지방!
<글·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쿠키 건강칼럼] 바삭한 감자튀김이나 패스추리가 맛있는 이유,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하면 언제나 거리의 도넛가게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 야속한 까닭은 음식 속의 풍부한 ‘지방’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농축된 에너지원, 지방!
오랜 세월 굶주림을 참아야 했던 인류는 1g에 9kcal라는 고열량(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은 1g에 4kcal인 것을 생각하면 2배가 넘는 농축된 열량이다)을 함유하는 지방을 맛있게 느끼도록 백만 년 동안 프로그램 돼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됐든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체지방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라 치면(즉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만 하면), 고지방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는 매일 늘어만 간다. 특히 저녁식사를 부실하게 먹은 날에는 눈앞에 아른거리는 음식의 유혹에 넘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도넛이 6개쯤 사라지고 안 보이더라는 사람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문제는 열량만이 아니다!
혹시 고열량 음식은 가능한 조금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현대인의 기술은 ‘트랜스 지방’이라는 것을 만들어 냈다. 식물성 지방을 고형으로 만들어 요리할 때 사용하면 잘 상하지도 않고 바삭한 질감을 줘 대부분의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에 함유돼 있는 지방인데, 이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이 점점 많이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 트랜스 지방은 우리 몸의 효소작용을 느리게 해 지방 대사를 방해한다. 이로써 지방간 및 내장지방 축적을 촉진하고, 혈관에 쌓이는 LDL이라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혈관의 찌꺼기 청소를 돕는 HDL이라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한번에 3가지 해로운 일을 하는 지방이다. 즉 열량에 문제가 없을 만큼 소량 먹더라도 비만과 비만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더 나쁜 지방도 있다?
식물성 기름은 여러 지용성 비타민과 필수지방산(체내에 꼭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하지 못해 꼭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을 함유한 식재료다. 그렇다면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음식은 건강에 무조건 좋을까? 대답은 절대 아니다.
가열돼 고온이 된 기름은 산소와 만나 빠른 산화과정을 거치는데 이렇게 끓다가 식은 기름을 영양학자들은 ‘산패(酸敗)’했다고 표현한다. 이렇게 산패한 기름은 트랜스 지방보다 콜레스테롤에 더 나쁜 영향을 미쳐 혈관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연구결과다. 이런 산패과정은 기름이 고온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점점 심해진다. 즉 매일 다시 가열되는 튀김냄비 속의 기름은 당신의 혈관을 위협한다.
◇다이어트에 없어서는 안 될 좋은 지방들
그렇다고 지방이 다이어트의 금지 음식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비만센터에서는 영양이 풍부하고 신선한 기름을 많이 섭취하기를 권유한다. 좋은 지방은 혈관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내장지방을 분해하는데 도움을 줘 다이어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중성지방을 낮춰 영양보조제로도 유명해진 오메가-3(ω-3)가 풍부한 해산물을 가장 많이 권한다. 특히 등푸른 생선은 가장 좋은 지방과 단백질을 동시에 갖춘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이다.
열을 가하지 않은 채 수확된, 압착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지용성 비타민과 효소를 함유한 올리브유의 요리법에 대한 교육이 비만 진료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호두나 땅콩과 같은 견과류도 적당량 매일 한 줌(호두는 1~2개, 땅콩 20알 정도를 권한다)씩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좋은 지방은 폭식도 예방한다!
야식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비만환자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열량에 예민해 절제하는 시기에는 적게 먹으려는 노력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비만센터에서 좋은 지방을 전체 열량의 20%정도에 맞춘 균형 식단을 짜주면 오히려 그렇게 많이 먹어서 어떻게 살이 빠지냐고 긴가 민가 한다. 그러나 저녁 식사에서 섭취하는 좋은 지방은 야식 충동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다음 날 아침까지 지방대사에도 도움을 준다. 적당량의 좋은 지방은 다이어트 동안 당신의 친구가 돼야 한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