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 에어컨 옆 짧은 치마 여성을 노린다
복잡한 생리구조 때문에 남성보다 발병 잦아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여름철 질환인 냉방병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인체는 외부 환경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있어 대부분 일정 범위 이내의 온도에서는 생리적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정 온도 이상 차이가 나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초래돼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신체적 균형이 깨지게 된다.
에어컨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질환은 엄밀히 말해 냉방 자체가 문제가 되는 냉방병, 즉 냉방증후군과 냉방기가 원인균을 매개하는 폰티악열, 그리고 밀폐건물증후군 등으로 구분된다.
# 짧은 치마, 냉방병에 잘 걸려
국내외 연구보고에 따르면 실외 온도가 30 ~ 33도일 때 실내 온도를 27도로 유지한 결과 남녀 모두 약 10% 미만에서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
실내온도를 21도로 한 실험에선 여성의 50%, 남성의 20%가 피로·권태·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했고 여성의 16.7%는 생리불순 현상을 일으켰다. 이처럼 여자가 남자보다 냉방병에 잘 걸리는 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복잡한 생리구조와 짧은 치마 등으로 노출부위가 많아 체온 유지가 어려워짐으로써 허리와 다리가 냉해져 혈액순환 장애 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냉방병에 대한 저항력은 연령과 지방의 조직량, 냉기에 의한 순화의 정도, 영양상태, 운동, 입은 옷의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특히 비만하거나 심장관계질환이 있거나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은 저항력이 약하다.
# 실내와 외부 온도차 5도 유지해야
냉방병의 예방책으로는 냉방시간을 줄이고 에어컨은 1시간 간격으로 가동하는 것이 좋다. 또 적어도 3, 4시간에 한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도 변화에 따른 신체조절 능력은 5도 내외이다. 따라서 실내와 외부의 온도차를 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아무리 더워도 온도차가 8도 넘지 않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외부 온도가 23도 이하일 때는 1도 낮게, 26 ~ 27도일 때는 2도 낮게, 28∼29도일 때는 3도 정도 낮게 하는 것이 좋다. 또 기온이 30도일 때는 4도, 31 ~ 32도일 때는 5도, 33도가 넘으면 6도 정도 낮추는 것이 적당하다.
# 대형건물은 정기 검사와 소독 필수
세균성 냉방병인 레지오넬라병은 물에 존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냉각수에 서식하다 에어컨 바람에 섞여 호흡기로 들어와 발생한다. 치사율이 20~40%에 달하는 이 병은 발열, 오한, 마른기침, 근육통, 두통, 전신쇠약,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병원, 백화점이나 대형 건물에 설치된 중앙집중식 냉각탑은 정기적으로 검사 및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레지오넬라균은 페놀류, 포르말린, 에탄올, 오존 같은 소독제에 민감하다. 차아염소산나트륨제제(4%)도 소독에 주로 사용된다. 이중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독제인 차아염소산나트륨 제제의 대표적인 것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락스’이다.
# 냉방병 극복하려면
비타민이 많은 과일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음주와 흡연을 삼가는 것이 좋다. 긴 소매 남방이나 스웨터를 준비해 두고 냉방이 잘 되어 있는 방에서 걸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차량과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창문을 자주 열어주고, 외부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환기구를 열어준다. 취침 시에는 배 부위를 반드시 이불로 덮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취침예약모드 등을 이용해 끄도록 한다.
선우성(가정의학과)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무조건 덥다고 냉방장치를 켜기보다는 어느 정도 높은 기온은 여름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송혜령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남복동 한국산재의료원 창원병원 산업의학과 과장>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