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환의 과학세상] (221) 미네랄의 정체
5대 영양소 중 하나 '광물질 염류'
엉터리 광고 범람…과유불급 명심



■ 바이오&헬스

사람들이 왠지 모르게 호감을 느끼는 과학용어가 있다. `미네랄'도 `이온', `알칼리', `환원'처럼 사람들이 무작정 좋아하는 과학용어다. 광고에서도 `미네랄이 풍부하다'고만 하면 만사형통이다. 그런데 똑같은 뜻을 가진 `무기염류'나 `광물질'은 도무지 대접을 받지 못한다. 우리말보다 외래어를 더 높이 평가해주는 우리의 비뚤어진 관행 탓이다.

미네랄(무기염류 또는 광물질)은 흔히 광물질에서 발견되는 염류(鹽類)를 뜻한다. 그러나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과 함께 5대 영양소 중 하나를 뜻하기도 한다. 그런 미네랄은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생체 내의 대사와 생리작용을 정교하게 통제하는 `부영양소'의 역할을 한다. 그런 미네랄은 우리 생존에는 꼭 필요한 화학물질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미네랄은 한 두 종류가 아니다. 나트륨(소듐), 칼륨(포타슘), 칼슘, 인, 마그네슘, 철, 구리, 아연과 같은 금속 원소의 염(鹽)이 대부분이다. 우리 몸에 해로운 것으로 잘 알려진 코발트와 망가니즈의 염도 포함된다. 중금속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미네랄은 물에 잘 녹는 할로젠염이나 질산염이 대부분이다.

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다. 섭취량이 부족하면 여러 가지 결핍증이 나타난다. 자칫하면 심각한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칼슘이 부족하면 구루병이나 골다공증에 걸리고 나트륨이나 칼륨이 모자라면 신경에 문제가 생긴다. 망가니즈도 불임과 같은 심각한 문제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미네랄 성분은 음식물을 통해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칼슘이나 철처럼 보충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먹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미네랄 과다증도 결핍증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 나트륨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뼈에 좋다는 칼슘이 혈액 중에 너무 많으면 심각한 고칼슘혈증이 생긴다.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이 녹아있는 물도 있다. 차가운 샘물인 광천수(鑛泉水)가 바로 그런 물이다. 광천수의 맛은 녹아있는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수돗물에 일부러 적당한 양의 미네랄을 투입하기도 한다. 미네랄이 들어있는 물에 이산화탄소를 포화시킨 `탄산수'로 만들어서 마시기도 한다.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네랄 워터'가 그런 것이다. 물에 녹아있는 미네랄은 그 양이 너무 적어서 건강에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미네랄이 많은 물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미네랄이 많아지면 비누가 잘 풀리지 않는 `센물'이 된다. 바닷물처럼 미네랄(염분)이 너무 많으면 아예 마실 수가 없게 된다. 민물이 귀한 중동에서는 바닷물에서 미네랄을 제거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다. 깊은 바다에서 퍼 올린 심층수에 들어있는 미네랄 성분이 신비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이다. 미네랄은 미네랄일 뿐이다.




약수터마다 붙어있는 `음용수 수질기준'에는 미네랄 성분의 최대 허용량이 정해져 있다. 너무 많은 미네랄이 물맛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실제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구리가 너무 많으면 간이나 위장에 문제가 생기고 철이 너무 많으면 설사나 구토를 일으키기도 한다.

엉터리 광고에 등장하는 과학용어는 대부분 고등학교 수준의 과학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넘쳐나는 광고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절대 남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과학은 남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디지털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