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은 해롭다'는 편견을 버려라
당뇨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 중 하나는 '육식은 해롭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무조건 고기를 기피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 같은 오해가 생겨난 배경엔 '당뇨병은 잘 먹어서 생기는 부자병'이라는 맹신이 깔려 있다. 물론 '부자병'이란 말이 딱히 틀린 표현은 아니다.
그러나 육류를 무작정 당뇨병의 원흉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에게 육류는 권장할 만한 음식이다. 단, 여기엔 살코기로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당뇨병 환자에게는 살코기가 밥보다 더 이로운 면이 있다. 그 이유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살코기를 섭취하면 밥을 먹었을 때보다 혈당이 덜 올라간다. 살코기는 밥보다 당분 함량이 적을 뿐더러 당지수(GI: 음식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변하는 비율)도 밥보다 낮다. 당지수를 보면, 그 수치가 탄수화물이 대부분인 밥은 100%에 가까운 반면 살코기의 주성분인 단백질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순 살코기와 계란, 생선, 콩 등 고단백 음식은 혈당 수치를 덜 올리면서 당뇨병 환자의 체력 보강을 돕는다. 육류는 나이가 많거나 체력이 약한 당뇨병 환자에게 더더욱 필요한 음식이다.
둘째, 육류에는 인체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아미노산은 모든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로서 손상된 장기를 회복시켜준다. 아미노산은 인슐린의 중요한 구성 물질이기도 하다.
셋째, 육류는 밥보다 체내 흡수가 느리다. 그러므로 섭취 후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곡류는 소화가 빨라 그만큼 혈중 포도당 함량을 빠르게 늘려주는 작용을 한다.
이상의 이유로 당뇨병 환자일수록 당질이 주성분인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릴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당뇨병 환자가 육식 위주로 식단을 꾸며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고지혈증이 있거나 당뇨에 의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육식을 자제해야 한다. 살코기 위주로 먹는다 해도 육류엔 일정량의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육식을 자제해야 하는 경우라면 어류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어류의 지방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뤄져 있어서 고지혈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더구나 생선의 정자는 인슐린의 중요한 원료가 된다. 오리나 거위 고기도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음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고기 대신 콩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콩을 위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식물성 단백질에는 인체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결핍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콩 위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환자라면 동물성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거나 달걀, 생선 등으로 아미노산을 보충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곡물 위주의 식사는 당뇨병 환자에게 해롭다. 특히 흰 쌀과 흰 밀가루는 거의 100% 탄수화물로 이뤄져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흰 쌀과 흰 밀가루 한 숟가락은 설탕 한 숟가락과 같다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도 그래서 나왔다.
중요한 점은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당뇨병 환자라고 해서 고기를 무작정 기피하는 것도, 고기가 좋다고 곡물을 무조건 안 먹는 것도 모두 어리석은 일이다.
만약 당뇨병 환자가 칼로리에만 신경 쓴 나머지 배고픔에 시달린다거나, 특정 음식을 무조건 기피해 영양결핍 상태에 빠진다면 식이요법 이행은 아니함만 못하다.
모든 병의 경우가 그렇듯이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식이요법도 장기적으로, 유별나지 않게 진행될 때 제대로 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양진 한의학 박사(신명한의원 원장겸 신명한방임상연구소 소장)
출처 : 신명한의원
[연합뉴스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