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일 먹기 전 잠깐, 혹시 나도 만성콩팥병?
평소 간이나 위 등의 상태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신장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극히 적다. 신장은 웬만큼 기능이 손실되기 전엔 자가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뇨병, 고혈압 등의 증가와 함께 만성 콩팥병 환자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대한신장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13.7%가 만성 콩팥병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10명 중 1명 꼴로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는 말이다.
요독증상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전
만성 콩팥병은 당뇨나 고혈압 등의 이유로 신장의 기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총칭하는 말이며 이중 가장 심각한 상태를 만성 신부전으로 부른다. 콩팥병이 흔히 만성이 되는 이유는 초기 자가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 만일 콩팥 기능 감소로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이는 ‘요독 증상’이 나타난다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 요독 증상은 구토, 소화불량, 설사 등의 소화기 이상 증세와 허약감, 피로, 근육통, 호흡곤란, 빈혈, 피부색의 변화, 성욕감퇴 등이 있다.
만성 콩팥병의 주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고령, 비만 등이다. 따라서 자신이나 가족 중에 이러한 질환이 있거나 루프스 등의 자가면역질환, 진통제 복용, 신장결석, 저출생아, 60세 이상 노인 등인 경우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여부를 가려야 한다. 신장의 손상여부는 사구체 여과율로 판단한다. 만일 사구체 여과율이 15% 이하로 감소하는 말기 신부전증이 나타났다면 투석이나 이식 등의 신대체요법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영양 및 염분ㆍ수분섭취 관리 중요
말기 신부전증으로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면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요독 증상을 최소화하는 약물적인 보존요법을 사용한다. 또한 만성 콩팥병의 합병증인 빈혈, 고혈압 등의 증상을 함께 치료한다. 을지대학병원 신장내과 김민옥 교수는 “만성 콩팥병이 의심되는 환자는 혈청 크레아티닌 측정으로 GFR을 평가하고 소변 알부민과 크레아티닌을 3회 측정해야 한다”면서 “원인질환의 규명과 동반된 질환, 합병증 확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노폐물 배설 및 수분 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영양불량 상태를 보이기 쉽다. 특히 투석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고칼륨혈증이나 고인산혈증, 대사성산증 등에 대한 감시뿐 아니라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한다. 이와 함께 칼륨 성분이 다량 함유된 과일주스나 채소 등을 다량 섭취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칼륨이 증가된 경우 근육마비나 호흡곤란, 심한 경우 심장마비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옥 교수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영양상태는 사망률은 물론 투석치료를 시작하는 시기와도 연관되기 때문에 전문 영양사에 의해 저단백, 고열량 식이를 처방받아야 한다”면서 “정기적으로 영양 상태를 평가해 영양불량 상태에 빠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을지대학병원 신장내과 김민옥 교수)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