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잊으려 술 한잔 건강은 무너진다
열대야로 잠못 이루다 주량 넘기기 일쑤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
술은 겨울철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여름이다. 특히 맥주는 그렇다. 한국주류산업협회 2008 통계에 의하면 맥주 출하량이 7월에 30% 증가했다. 겨울 보다 여름철이 2배나 더 높은 셈.
하지만 더워서 한 잔, 잠 못 들어 한 잔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한계음주량을 넘기기 일쑤다.
최근 영국의사협회는 성인이 하루 3잔 이상씩 매일 마시면(일주일 21잔) 알코올 의존증에 빠져 간질 같은 금단증상과 우울증, 기억상실 등의 정신질환을 앓게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더위 벗 삼아 마신 술 건강 해쳐
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은 “여름철에는 갈증 해소를 위해 술을 음료수처럼 마신다던가 음식과 함께 반주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한두 잔 무심코 마시다 보면 몸이 알코올을 해독할 시간을 주지 않아 폭주보다 더 위험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더운 여름철에는 몸이 지쳐 있고 몸속의 장기들도 제 기능을 못 할 정도로 피로한 상태라서 가벼운 술이라 하더라도 몸에 무리를 많이 주게 된다”고 여름철 음주에 대해 충고했다.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의하면 위험음주 기준은 남성 일일 5잔(60g)이상, 여성 4.5잔 이상이다. 미국은 남성 5잔, 호주와 뉴질랜드는 남성 5잔 여성 3.5잔, 영국은 남성 6잔이고, 우리나라는 남성 5잔을, 여자는 4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평균적으로 남성 2잔, 여성은 1잔을 초과할 경우 건강에 위험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았을 때 일주일 동안 적정 음주량은 남성 14~15잔(2잔x7일), 여성 7~8잔(1잔x7일)을 넘기면 안된다.
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 도움말로 잘못된 음주행태와 상식을 짚어보자.
△ 갈증 해소 음주가 병을 키운다
다사랑병원이 우리나라 20~40대 직장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마시는 술의 잔 수’를 물어본 결과 전체의 33%가 16잔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술에 대해서도 가장 음주량이 높은 세대다. 하지만 30대 이후부터 40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서서히 생활습관병이 나타나는 시기다.
생활습관병이나 간질환의 경우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적정량을 마셨다손 치더라도 10~20년 정도 꾸준히 먹을 경우에는 간경변 등이 진행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적은 양이더라도 생각 없이 매일 마시다 보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뇌는 조건반사로 술을 찾고 몸 안에서는 내성이 생겨 주량이 늘면서 점점 알코올에 의지하게 되는 정신질환도 생길 수 있다.
또 뇌에 침투한 알코올은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방해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떨어뜨려 치매와 심장 박동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 식사와 함께 하는 반주가 더 위험할 수도
설문에서는 또 정상인인 경우 소량을 매일 마시는 술의 행태로 대표적인 것이 ‘반주’라고 생각해 이에 대해 횟수와 생각을 물었다.
반주에 대해서는 나이대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20~30대는 반주를 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반면 40대 3명중 1명은 ‘주 3회 이상 반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주에 대한 생각을 묻자 40대 응답자의 33%는 ‘반주가 건강에 좋다’라고 말하고 있고 연령과 상관없이 절반 이상이 ‘음식 맛을 돋우어 준다’ ‘긴장을 완화해 대인관계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반주에 대한 횟수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식사 전 맥주 한두 잔을 자연스럽게 마시게 된다.
낮에 식사와 겸해 술을 마실 경우 저녁에 먹는 술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를 쉽게 올리기 때문에 더 빨리 취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낮술은 ‘도깨비 국’으로 불린다.
△ 내성 생기기 전에 음주상담과 음주건강식을
일주일 동안의 음주량이 15잔을 넘기는 일이 잦은 사람들이라면 음주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음주의 빈도수가 높아지면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생겨 점차 음주량이 늘어난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음주시 기억이 끊기거나 음주에 대한 죄의식에 빠져 은밀하게 혼자서 음주하는 습관이 생긴다.
초기 내성이 생기기 전 단계에 치료를 받으면 장기적인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 단계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초기에는 자신이 술을 마심으로써 술로 인한 내과적 질환과 사회생활에서의 문제점 등이 일어난다는 것을 인식하고 금주로의 단계로 유도하는 심리치료와 함께 음주 후 체내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공급이나 약물치료가 병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