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ㆍ질염ㆍ요로결석…여름이라 더 괴롭다
여름철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무더운 여름철을 살얼음판에 비유한다.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을 잘못 관리하면 더욱 악화시켜 생명에 치명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은 무더운 날씨 때문에 몸속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요로결석 환자가 급증한다. 또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왕성한 곰팡이균 활동으로 질염을 호소하는 여성이 크게 늘어난다.
★ 요로결석 30ㆍ40대에서 주로 발생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 요로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기온이 높아 탈수 상태가 되기 쉽고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소변 양이 줄고 소변 농도가 진해져 결석이 생길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은 콩팥이나 요도, 요로에 돌이 생기는 병으로 보통 10명 중 1~2명은 일생 중 한 번 이상 발병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요로결석은 겨울철에 비해 여름철에 3배 정도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 대표적인 여름 질환이다.
차대룡 고려대 안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요로결석을 만드는 성분은 원래 정상적으로 소변에 있는 칼슘 수산염이나 인산염 등인데 이들 성분이 음식 섭취, 유전, 감염 등 이유로 농축돼 작은 결정을 만들고 이들이 커져 결석까지 된다"며 "요석은 활동이 많은 30ㆍ40대 연령에서 주로 생기고 남자가 여자보다 2~3배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말한다.
요로결석이 한 번 생기면 1년 안에 10%, 6년 안에 20~70%에 이르는 높은 비율로 재발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변 양이 하루 2ℓ정도가 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과음ㆍ과식을 피하며 배변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결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칼슘 인산 수산 요산이 다량 함유된 땅콩 호두 케일 시금치 코코아 초콜릿과 같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 당뇨환자는 꽉 끼는 신발 피해야
당뇨병 환자도 무더운 날씨에 발에 무좀이 생기고 그 자리에 상처가 날 가능성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또 여름이 되면 더워서 운동하기가 힘들고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되어 혈당이 높아질 수 있다.
박철영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평소 습기를 잘 흡수하는 양말을 신고, 해변에서는 절대 맨발로 다니지 않아야 한다"며 "무좀이 의심되면 즉시 치료를 받도록 하고 매일 발 상태를 점검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톱은 너무 짧거나 길지 않게 일자로 자르고 가장자리 날카로운 부분은 줄로 갈아줘야 하며 발톱이 살을 파고들 때는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는 받는 것이 좋다. 발을 씻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닦고 물이 너무 뜨거워서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세현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볼이 좁지 않고 바닥이나 옆면이 딱딱하지 않은 쿠션이 충분히 들어간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발은 2시간 간격으로 벗어서 신발 속 이물질을 확인하며 발 상태를 점검하고 환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당 농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달리기나 조깅과 같은 충격이 강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수분 공급과 전해질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냉방시설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질염은 대중목욕탕에서 감염될 수 있어
여름철이면 곰팡이균에 의한 칸디다성 질염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들이 두 배 정도 늘어난다.
박명진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곰팡이균 서식능력이 왕성해져 질염 환자들이 크게 증가한다"며 "주된 증상은 흰색의 걸쭉한 냉과 심한 가려움증"이라고 설명한다. 박 과장은 "가려움으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손이 가는 수가 있으며 특히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한 사람이나 임신부, 당뇨병 환자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칸디다균은 물속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기 때문에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꽉 끼는 옷을 피하고 가급적 통풍이 잘되는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또 대중목욕탕 물속에 너무 오래 있거나 대중탕 타월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수영장을 다녀 온 뒤에도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간혹 질염 증상을 보이는 것들 중에는 성병인 것도 있다. 따라서 질염 증세가 나타날 때는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심장병 환자 여름에도 안심 못해
심혈관 질환자들 역시 한낮 더위에 지나치게 오래 노출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폭염에 노출되면 체온조절 중추는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피를 감소시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되면서 무리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름철 열사병이나 일사병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많아질 수 있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등산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미처 몸에 이상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화를 당하기도 한다.
심장병 환자들이 여름철 운동을 할 때는 약간 땀이 나고 숨이 차는 느낌 정도가 적당하다. 또 유산소 운동인 속보와 가벼운 수영 등이 좋다. 하지만 격렬한 등산이나 서핑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지은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심한 운동을 하면 근수축에 의한 열에너지 75%가 우리 몸 전체 열에너지로 변하기 때문에 체온이 더 증가하기 쉽고, 열피로, 심장 부담, 일사병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휴가를 떠날 때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일단 심장병 환자들은 스트레스에 예민하므로 이동하는 사이사이에 충분히 휴식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한다.
◆ 더위 심하게 탄다면 갑상선 질환 의심을
갑상선 기능항진증도 여름을 나기 힘든 질환이다. 갑상선은 목 아랫부분에 위치한 기관으로 신진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을 생산해 이를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란 이상 작용으로 인해 이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어 신체에 여러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체중이 줄고 특히 더위를 많이 타며 땀을 많이 흘려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심장박동과 위장 운동 속도가 빨라져 대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를 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손발이 떨리는 증세가 오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 자율신경도 흥분하게 된다. 따라서 신진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땀을 분비하게 된다. 또 자율신경이 흥분하면 항상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고 예민해진다. 따라서 여름철이 되면 갑상선 항진증 환자들은 더위와 땀으로 일반인보다 몇 배는 더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여성들은 여름철에 더위를 심하게 타거나 땀이 많아지고 쉽게 피로해지면 갑상선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는 땀뿐 아니라 신진대사 증가로 인해 배고픔을 참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하루 6회 정도 식사가 필요하다.
특히 이런 질환은 많이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므로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 당질, 비타민B 복합체, 무기질 등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술과 커피는 금하고 장운동을 증가시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도 좋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