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종종 끊긴다면 알코올 중독 초기 알코올 중독 환자는 최소 1년 이상 금주해야 인체에 변화가 생긴다. 단주모임이나 취미활동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한 간이검사법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고친 '알코올 자가 진단법'을 최근 내놓았다.<표 참고> 이번에 제시된 자가 진단법은 '얼마나 술을 자주 마시나', '음주 때문에 전날 밤 일이 기억나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자주 있었나' 등의 열 가지 질문을 통해 알코올 의존도를 검사하고 있다. 중독단계 들면 스스로 금주 불가능 내과질환 병행 땐 반드시 입원치료 치료 3개월 내 재발 많아 지속 관리 '필름끊김(블랙아웃)'은 알코올 의존의 초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이 끊긴다는 것은 알코올로 인한 뇌세포의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이다. 알코올성 건망증이 생겨서 뇌세포의 파괴가 심각하다는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무시하게 되면 알코올성 치매라는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이 생긴다. ·중독증 스스로 인정해야 치료 가능 자영업을 하는 장모(42)씨는 손님 접대를 핑계로 일주일에 4~5회 술자리를 한다. 다음날 아침만 되면 후회막급이다. '내가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가족들도 이전에는 잔소리를 자주 했지만 이제는 포기한 분위기다. 술 때문에 사업이 꼬이는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장씨는 한국형 알코올 의존도 자가 진단법에 따르면 33점에 해당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대상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은 '애주가' 수준이지 '중독' 상태는 아니라며 치료를 거부했다. 자기보다 더 심한 사람도 주변에 많은데 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억지를 부린다. 알코올 중독은 음주조절력 상실이 주요한 증상이기 때문에 중독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금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 상태가 되면 환자 스스로 술을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중독자는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회복을 위한 치료에는 입원한 상태로 해독치료와 재활치료를 받는 방법이 있고 외래를 통해 통원치료를 할 수도 있다. 입원치료냐 외래 통원치료냐는 의사와 환자가 의논해서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담배 이외에 다른 습관성 약물을 사용하거나 △불안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이 있거나 △술을 끊은 후에 경련이나 환시 등 금단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위 간 등에 내과적 질환이 있거나 △자살의 위험성이 있거나 △명백한 알코올 중독임에도 중독증을 부정할 때에는 반드시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환자가 정신과 치료에 대한 반감 등을 이유로 입원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다. 그때는 한 번쯤은 통원치료를 유도한 후에 환자에게 금주에 대한 약속을 받는다. 금주에 실패하면 입원치료를 받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원치료를 하면서도 금주를 하지 못하면 그때 가서 자연스럽게 입원치료를 받게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해독치료와 재활치료 중독증 치료의 시작은 몸에서 중독성 약물을 제거하는 해독과정이다.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던 상태에서 갑자기 중단하거나 또는 감량했을 때 심각한 금단증상이 생길 수 있다. 손떨림, 오심 및 구토, 무력감과 나른함, 불안, 우울, 수면장애, 환각, 정신혼란,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독자는 대부분 영양결핍이 동반되므로 적절한 영양 공급을 해 주어야 하고, 금단증상을 줄이기 위한 약물 투여도 병행한다. 대개 2~3주 정도면 알코올 해독치료는 마무리된다. 해독치료만으로는 중독증에 대한 치료가 완결되지 않으며, 재활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재활치료는 금주에 대한 동기를 강화시키면서 금주생활을 꾸준히 유지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중독자들은 자신은 술로 인한 문제가 없거나 술을 끊을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중독증을 부정하는 과정을 극복해야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될 수 있다. 금주 동기를 강화하기 위해선 알코올의 영향과 중독의 위험에 대한 다양한 교육이 도움이 된다. 금주생활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관건인데 같은 고민을 가진 환자끼리의 단주모임을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술친구나 술자리를 피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며 새로운 취미활동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재발 예방 어떻게, 완치 가능하나 대부분의 환자와 가족은 얼마 동안만 술을 끊으면 중독증이 해결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중독증에서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1~2개월 음주를 참았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1년 이상은 금주해야 인체에 변화가 오게 된다. 그러나 1년 후에도 중독증은 재발할 수 있다. 중독자는 다른 사람보다 알코올에 취약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중독증 환자의 절반가량은 치료 후 3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재발률을 보이기 때문에 완치를 위해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실수로 다시 술을 마시게 됐을 경우에도 실망하거나 죄책감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 빠른 시간 내에 음주를 중단하고 새롭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 만성질환이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부산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