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에 대한 오해
“비타민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과 따로 먹는 것은 효과가 같나요?”
“같은 효과가 난다고 말하면 위험한 발상입니다. 그러나 수백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비타민, 건강 보조식품 산업은 지금 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필요한 비타민을 섭취하면 그만이지 구태여 내 생활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계속 담배 피우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비타민제는 챙겨 먹습니다. 그러나 이건 바람직한 생활이 아닙니다. 먼저 삶을 행복하게 즐겨야 합니다. 만약 건강하게 장수하는 삶을 원한다면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 금연이 생활화되어야 합니다. 건강보조제를 먹을 때도 건강한 생활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암 연구센터에선 일일 권장량으로 5~9인분의 야채와 채소를 먹으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론 곤란합니다. 또한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이런 권장량을 소화 흡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비타민 1일 권장량인 170~200mg은 건강한 청년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노인들은 같은 양을 먹어도 흡수력이 떨어집니다.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어떤 것은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빈곤층과 노인들에게 종합 비타민제와 건강보조제는 권장할 만합니다.”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좋은 식습관을 지키는 것이지 미국인들처럼 망가진 라이프 스타일에 비타민 등의 보충제로 사는 것이 아니다.
자연식품 안에는 각종 영양 성분들이 상호조화 속에 공존한다. 시금치에는 칼슘이 풍부하지만 피트산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미네랄인 칼슘을 나쁜 중금속 배출하듯이 일정 부분 배출시켜버린다. 따라서 시금치에 들어 있는 칼슘 함량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금치는 아주 좋은 식품이고 칼슘의 좋은 공급원이다.
오히려 몸이 필요 이상의 영양분이 들어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자연은 필요 이상의 섭취를 제어하는 통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해야 더 맞는 말일 것이다. 고소한 시골 참기름이 맛있다고 많이 먹는 사람은 없다. 순수 자연산인 참기름은 적당히 먹고 나면 질리게 만드는 역할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모두 조화를 이루어 우리 몸에 종합적으로 작용을 하며 균형을 이루는 것이 자연 영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분간의 상호작용을 무시한 채, 규격화된 비타민 제품을 많이 먹는다고 건강해지고, 칼슘 보충제를 많이 먹는다고 뼈가 튼튼해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몸이라는 자연이 지배하는 냉엄한 질서이다.
이처럼 자연의 질서에는 인간의 머리로 따라갈 수 없는 신비의 세계가 감추어져 있다. 야생동물의 씨를 말리는 우리의 잘못된 인식의 뿌리에도 동물의 특정 기관에 많이 들어 있는 어떤 성분을 많이 섭취하면 우리 몸이 계속 좋아질거라는 착각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몸에 부족했던 특정 영양 성분이 들어오면 잠시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성분이 몸에 장기간 남아 있을 수도 없을 뿐더러 배출되거나 소모되고 나면 몸은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몸을 아프게 했던 섭생과 생활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몸이 낫기는 커녕 멀쩡한 야생동물을 잡아대는 몹쓸 짓만 한 꼴이 되고 만다.
<잘먹고 잘사는 법>, 박정훈, 김영사
[월간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