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비만의 치료 원칙
이승용 하이키한의원 비만클리닉 원장

출산 후에도 날씬한 몸매로 많은 여성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던 여성들도 갱년기가 되면 흔히 나잇살이라고 불리는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바로 갱년기 비만증이다.

갱년기 비만은 난소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함으로써 발생한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여성답게 유지시켜 주는 호르몬으로 자궁의 발육을 촉진하고 여성의 생리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난소가 기능을 상실하면 에스트로겐이 감소하여 폐경이 되고 우리 몸은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체지방을 증가시켜 살이 찌게 된다. 거기에 나이가 들면서 생리적 활동량이 줄고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음식 섭취량은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줄여도 체중이 쉽게 증가되는 것이다.

갱년기 비만은 단순히 살이 찌면서 나타나는 용모의 훼손만이 문제가 아니다. 갱년기에는 뼈와 관절이 약해지는데 이 때 체중이 증가하면 뼈가 체중을 지탱하지 못하여 관절염이나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복부에 급격하게 살이 찌기 쉬운데 심혈관질환 등 성인병이나 난소암 유방암 등의 발생률을 증가시킬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만 한다.

갱년기의 비만환자는 반드시 다음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먼저 갱년기 증상이 심하다면 갱년기 치료를 병행하여 다이어트를 진행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하면 비만을 일으킨다는 실험 결과가 이미 밝혀진 만큼 절식과 운동만을 통한 다이어트는 한계가 있다.

둘째, 저열량이나 초저열량 다이어트는 절대 피해야만 한다. 골다공증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시기이므로 단식이나 900kcal이하의 초저열량 다이어트는 피하고 매일 충분한 칼슘을 보충하고 무기질과 비타민의 섭취를 늘려야만 한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 특히 태양빛 아래에서 행하는 운동은 몸에 남는 열량을 태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칼슘의 체내 흡수를 높여 골다공증 예방과 관절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체력과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넷째, 무리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지 말자. 갱년기의 다이어트 목표는 비만으로 인한 질환개선이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수준의 합리적인 목표설정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현재 체중의 10% 이내를 감량목표로 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의학에서 갱년기는 신수부족(腎水不足)이나 어혈과 관련이 깊다. 신수(호르몬이 포함된 개념)가 부족하면 몸을 자윤하지 못하여 건조해지고 화(火)가 생겨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고 식은땀이 나며 입이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잘 못자고 신경이 예민하며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또 식욕이 항진되기도 한다. 어혈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손발이 차고 저리게 하며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신진대사를 저하시켜 살이 찌게 한다. 이 때 신수를 보하고 열을 내리며 혈을 맑게 하고 어혈을 제거하면 갱년기 증상과 노화를 치료할 수 있고 살도 빠지며 체중조절메커니즘이 자연스럽게 회복되어 갱년기 비만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82세라고 한다. 갱년기 이후 적어도 3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긴 시간을 얼마나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가는 바로 갱년기에 관리를 어떻게 하였느냐, 특히 갱년기 비만증의 관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잇살이라고 간과하지 말고 오늘부터 적극적으로 운동하고 관리를 시작해보자.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