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


49세 남자환자가 왼쪽 수족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면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를 통해 후송돼 응급실로 실려 왔다. 환자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가 있고 간이 좋지 않은 상태였으나 본인의 젊음만 믿고 술, 담배를 즐겨하면서 약도 한번씩 간간히 먹는 상태였다고 부인이 전했다. 급성 뇌졸중을 강력히 시사하는 상황에서 뇌졸중 팀이 가동됐다. 증상 발생 1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한 후 응급MRI 촬영을 마친 시점이 증상 발생 1시간 30분이 지났다. MRI 상에는 DWI(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중뇌동맥부위에 광범위한 영역에 급성 뇌경색 소견이 보였고 PWI(관류강조영상)에서 우측 모든 뇌 동맥 영역에서 앞으로 피가 가지 않아 뇌조직이 죽게 되는 이상소견이 관찰됐다. MRA에서는 우측 경동맥과 그 이하의 중뇌동맥, 전뇌동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우측 경동맥 폐색으로 인한 급성 뇌경색이었고 그대로 가면 사망 확률이 거의 90%에 해당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정맥으로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면서 곧바로 혈관 중재 수술이 결정됐다. 혈관 중재 수술로 막혀 있던 피떡이 곧바로 제거됐고 정상 혈류 상태를 회복했다. 모든 급성기 치료가 끝난 시점은 증상 발생 4시간이 조금 지난후 였다. 곧바로 중환자실에서 더 이상 피떡이 다시 생기지 않고 뚫어 놓은 혈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집중치료가 시작됐다. 환자는 1주일간의 급성기를 잘 보내고 퇴원 할 때는 수족의 마비 없이 명료한 의식 상태로 퇴원했다. 이는 사망할 환자가 아무런 장애 없이 나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뇌졸중은 말 그대로를 풀면 뇌가 한대 맞아서 나가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하며 영어로도 stroke이라 한다. 뇌혈관에 생기는 모든 병을 통칭하는 말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뇌혈관에 생기는 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같음을 알 수 있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뇌출혈이든 뇌경색이든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인 경우가 많으며 치료가 잘 되더라도 장애를 남겨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며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금전적으로도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는 병이다.


뇌경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혈전용해술이다. 이는 가능한한 빨리 치료를 포함한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도착해야 가능한 것이다. 발병 3시간내에 검사가 끝나 혈전 용해 치료를 받고 진행을 방지하는 적극적인 집중치료를 받게 된다면 앞서 소개한 케이스와 같이 행복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혈관에 따라 다르지만 6시간 까지는 동맥내 혈전 제거 중재술을 시도할 수 있다. 'Time is money'라는 말이 뇌경색에 적용된다면 'Time is brain'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저런 이유로 제 시간내에 병원에 올 수 없더라도 포기 해서는 안된다. 급성기 뇌경색은 진행할 수도 있고 출혈성 뇌경색으로 전환될 수도 있으므로 이를 막고 뇌경색 영역을 줄여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약물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급성기를 잘 보냈다면 이제 남은 일은 다시 재발 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근원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뇌로 오는 혈관이 시작되는 심장에서부터 뇌 말단까지 혈관 상태를 확인하고 만약 수술만이 재발을 방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혈관의 협착이나 기형 상태가 심하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한 뇌경색을 유발 할 수 있는 위험인자(심장병, 나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술, 담배,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계통의 질환, 피임약, 여성호르몬제, 과거 뇌졸중의 병력, 가족력 등)를 적절하고 정확하게 관리해 재발을 방지하는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적절히 투여해야 한다.


평소 뇌졸중을 앓았거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평생자기를 관리해 줄 수 있는 주치의를 정해 의사가 지시하는 대로 생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급성 뇌졸중이 발생한다 해도 평소 상태를 잘 알고 있는 곳이라면 더 정확히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믿음있는 병원이나 의사의 조언하에 꾸준한 자기 관리를 한다면 무서운 뇌졸중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이 생활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경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