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사는 권한 없이 책임져라?"... 조리사 직무신설 논란


식품위생법 전부개정 추진 중 조리사 직무제정 주장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학교급식 등 현장에서 조리사의 경우 권한 없이 책임만 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영양(교)사와 동등하게 직무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 등 조리사단체는 지난해 말부터 식품위생법 전부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조리사의 직무신설이라는 숙원사업이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선에서 조리사와 영양사의 업무 영역이 애매하므로 명확하게 구분하려면 조리사의 직무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리사단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영양사단체는 업무 자체가 다른데 영양(교)사가 담당하는 부분까지 직무를 신설해달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일축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사실 조리사단체의 직무규정 신설은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급식법' 시행령상 조리사 직무규정 신설을 추진한 바 있다. 이 규정에는 영양(교)사의 작업관리 직무를 삭제하고 조리사가 식단에 따른 조리작업 계획 및 조리원의 배치를 신설하려 했다.

조리사단체는 영양(교)사와 달리 조리사가 직무규정이 없어 일선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며 조리사의 직무를 신설해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2일 현재 보건복지가족부는 식품위생법 전부개정에 발맞춰 식품위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오는 15일까지 입안예고를 통해 관련 이해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는 조리사 직무를 새롭게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현행 영양(교)사의 직무내용이 들어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 관계자는 "조리사 1세대와 달리 20여년 전부터 대학에 조리학과가 생기는 등 영양(교)사처럼 대학을 졸업한 조리사가 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영양(교)사는 과거의 기득권을 갖고 계속 조리사 위에서 지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조리학회 관계자도 "영양사가 하나의 직군인 것처럼 조리사도 직업인으로 직업인으로 명확하게 입법해달라는 것"이라며 "조리사 업무가 지정되지 않아 식단을 작성하거나 식재료 구매 및 검수는 현재 영양사 업무지만 실제 검수는 조리사가 해 권한 없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만 지는 불합리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영양사협회 등은 학교급식관리 전문가로 운영하기 위한 영양교사 제도의 법 취지가 완전히 무시될 뿐 아니라, 학교급식소 관리 및 운영 등 실무를 총괄 지위하는 영양교사의 직무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반대했다.

대한영양사협회 관계자는 "학교조리사의 경우 직무신설을 활발하게 요구했으나 업무분장과 관련해 조리사와 조리원의 내부적인 충돌로 직무신설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식품위생법 전부 개정령에 조리사 직무를 넣어달라고 것인데 영양사가 하는 급식관련 업무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조리사단체의 조리사 직무신설 요구가 지속되고 있으나 동일한 업무를 조리사와 영양(교)사가 함께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동일한 업무로 조리사 직무가 신설될 경우 이해단체 뿐 아니라 국회에서 설득력을 잃을 것"이라면서 "조리사 직무규정을 신설한다면 무언가 차별화가 되는 부분을 지정해 이해당사자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