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무시해야 할 때와 신경 써야 할 때
<글·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쿠키 건강칼럼] 체중을 줄이기 위해 굶는 사람들과 체중감량 초기에 체중이 줄지 않는다고 실망해 아예 체중감량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자주 보게 된다. 게다가 다이어트의 목표를 체중감량만으로 잘못 이해하고 잘못된 방법을 쫓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필자는 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동안 체중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러나 체중이 매우 예민한 지표가 돼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할 때가 있으니, 이 기회에 체중 그 자체가 중요한 순간들을 정리해 보자.
◇체중감량 후 체중증가는 ‘화재경보’
체중감량을 이룬 후에 긴장이 풀리면서 나타나는 체중증가는 두려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요요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무서운 체중증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체중감량을 할 때는 지나치게 가혹한 규칙들을 지키다가 오래 못 버티고 조금씩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럴 때의 체중증가는 귀청을 두드리는 화재경보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늘어나는 무게는 거의 100%가 지방으로 쌓이는 체중이며 그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르고 다시 감량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바닥을 치고 튀어 오르는 공처럼 강한 반발력을 갖고 있어 이 시기에 체중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체중증가를 멈추거나 계속 체중감량을 이어가기가 매우 힘들다.
다이어트 후에 늘어난 체지방은 내장지방으로 쌓이려는 경향이 있고, 배고픔을 경험한 후에 빠르게 쌓인 지방은 웬만한 노력으로는 다시 없애기 힘들다. 당신이 이런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면 당장 운동을 시작하고, 저열량식이(하루 여자 1200~1500Kcal, 남자 1500~1800Kcal)를 철저히 지키면서 저단순당 고단백 저지방식이로 식단을 재조정하는 극단의 노력(그렇다고 굶으면 다시는 헤어 나오지 못할 늪에 빠지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제는 모두 알고 있겠죠?)만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식전·후 체중변화가 많다면 식사량 문제
식전과 식후의 체중변화가 1kg 이상 증가하는 경우에는 식사량을 따져 봐야 한다. 한 끼 식사 때문에 체중이 1kg 이상 늘어난다면 원인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너무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당신이 현재 체중 감량을 위해 현재 식사량을 줄인 상태라면, 또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이만큼의 과식을 한다면, 오히려 체중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허겁지겁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당신의 식욕을 잘 길들여야 한다. 의지로 배고픔을 참을 수 있다는 어리석은 자만심은 버리고, 적절하게 조절 가능한 식욕을 유지하도록 식사의 질과 스케줄을 구성해야 한다. 영양소의 균형과 식사의 규칙성은 식욕 조절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식사를 적게 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신다? 그러나 식사 직전이나 식사 중에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도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예외적으로 매우 과식을 하던 사람이 조금이라도 배고픔을 덜 느끼기 위해 다이어트 초기에 잠깐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음식과 함께 물을 섭취하는 습관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위를 팽창시켜 포만감을 줄일 수 있다.
◇내려가는 체중계는 잊자!… 그러나 올라가는 체중계는...
체중계가 1kg 감소하는 것과 1kg 증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모두가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똑같은 1kg이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는 그 의미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당신이 제대로 노력하고 있다면 체중은 천천히 감소할 것이다, 당장 오늘이 아니라도.
그러나 당신이 잠깐 게으름을 피운다면 체중은 오늘 당장 올라갈 것이다. 그게 우리 몸이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