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명칭 변경..오해 벗은 돼지



세계보건기구(WHO)가 멕시코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바이러스의 이름을 ‘돼지 인플루엔자(SI)’에서 ‘인플루엔자 A(H1N1)’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H1N1 공포’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WHO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발표한 성명에서 “이제부터 신형 바이러스를 ‘인플루엔자 A(H1N1)’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역시 이에 동의했다.

WHO의 이번 조치는 신형 바이러스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H1N1는 돼지로부터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지금까지 실시된 조사 결과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서만 발견됐으며 인체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되고 있다.

또 WHO는 이미 H1N1의 유전자는 일반 돼지를 비롯해 인간과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8일부터 독자적으로 ‘2009 H1N1 인플루엔자’라는 용어를 사용해 온 바 있다.

아울러 WHO는 이날 현재 H1N1의 전 세계 감염자가 사망자 8명을 포함해 총 2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WHO의 발표 직후 멕시코가 H1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 수를 사망자 12명을 포함해 312명으로 크게 늘리는 등 각국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WHO의 공식 집계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총장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H1N1이 ‘대유행’ 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 전염병 경보 수준을 6단계로 격상시킬 만한 근거가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오늘 6단계로 격상시키거나 지금 당장 시급히 그런 조처를 해야 할 어떤 근거도 없다”면서 “현재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H1N1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멕시코의 호세 코르도바 보건장관도 “새로운 감염이 나타나는 속도가 줄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H1N1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역시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H1N1 확산이 진정되고 있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프랑스가 제안한 멕시코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1일 일본에서도 처음으로 H1N1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도 스페인의 감염환자 수가 13명으로 늘어나고 영국 8명, 독일 3명,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스위스에서 각각 1명씩 감염이 확인되는 등 감염 지역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H1N1의 확산을 막기 위해 300여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바이러스 치료제 1300만 회분을 구매하는 등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멕시코는 모든 경제활동을 중단키로 하는 등 H1N1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yhryu@fnnews.com 유영호기자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