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과 방사선조사식품 과연 안전한가? ㆍ한국식품안전연구원 식품 안전관리 워크숍 ㆍ전문가들 주제발표 후 기자들과 열띤 토론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식품첨가물과 방사선조사식품의 안전성’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PR컨설팅그룹 KnA(케이앤어쏘시에이츠)가 주관한 이번 워크숍에서는 백형희 교수(단국대 식품공학과)와 권훈정 교수(서울대 식품영양학과)가 가공식품에 널리 쓰이는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안전성에 대해, 이주운 박사(한국원자력연구원), 문은숙 박사(소비자시민모임)가 방사선조사식품의 원리 및 안전성에 관해 발표했다. 이어 식품·의약품·건강의료 분야 전문기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소비자와 정부, 산업계의 식품안전 관련 이슈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식품안전분야를 전공한 대학교수가 중심이 돼 지난해 1월 발족했다. 연구원장 이형주 교수(서울대 식품공학과)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식품 안전과 관련한 각종 이슈는 국민을 불안하게 했고, 식품업계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면서 “식품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불안이 증폭된 것은 적시에 과학적인 분석과 전문가 의견이 제시되지 않은 탓도 크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여러 식품의 발아를 억제하거나 보관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방사선을 쪼인 방사선조사식품의 국내외 실태를 살펴보고, 각종 가공식품에 널리 쓰이는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안전성을 점검해 보는 한편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학계와 언론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식품첨가물이 없다면 과자나 빵, 통조림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이 제조·유통되기 어렵고 식품산업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사선조사식품 역시 식량의 대량 저장과 유통을 위한 필요에서 출발했으나 일부에서 인체 유해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주제발표 내용 요약. ▲식품첨가물 : 과학으로 이해하기=백형희 교수(단국대 식품공학과) 식품첨가물이란 식품을 조리, 가공할 때 식품의 품질을 좋게 하고 그 보존성과 기호성을 향상시키며, 식품의 영양가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첨가시켜주는 물질이다. 식품첨가물이 없었다면 오늘날 식품산업의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식품첨가물은 보존료, 인공색소, 인공감미료 같은 용어에서부터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것만 사용이 허가되어 있고 사용량도 제한하고 있다. 식품첨가물은 의약품과는 달리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매일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관한 소비자들의 관심 또한 크다. 하지만 식품첨가물만큼 안전성에 있어서 소비자와 전문가집단 간에 시각차가 큰 것도 없다. 소비자들은 식품첨가물을 잔류농약 다음으로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위해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식품첨가물은 식중독, 자연독, 영양문제, 환경오염물질, 잔류농약보다 덜 위험하다. 식품첨가물은 공인된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인공적으로 합성한 화학물질로서 인체에 유해할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과학 커뮤니티와 소비자 사이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밝혀진 것도 있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사용이 금지된 것도 있다. ▲식품첨가물 : 과연 안전한가?=권훈정 교수(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 세상에 그 어떤 물질도 100%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안전은 대상에 따라, 대상이 처한 환경에 따라 또 섭취하는 양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이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 양이다. 어떤 물질이건 우리 몸 속에 들어오는 양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영양소에도 해당되고, 약에도 해당되며, 오염물질이나 첨가물에도 해당된다. 모든 물질이 다 독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얼 얼마나 먹고 살아야 하나. 이렇게 무해한 양을 찾아내는 것이 과학자들의 몫이다. 식품첨가물을 개발하게 되면 먼저 동물실험을 실시한다. 이 실험에서 동물에 해가 되지 않는 양을 찾아내고 이로부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대량(ADI Acceptable Daily Intake)을 산출해 내게 된다. 여기까지는 어느 나라에서 실험하건, 어느 나라에 적용하건 다를 바가 없다. 다음은 이 양을 각종 식품에 잘 나누어 식품 당 해당 첨가물이 얼마나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하루 최대허용량을 넘지 않을까 계산하게 된다. 이 단계는 문화·사회적인 식품 기호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국가마다 다른 값이 산출되기도 하며, 이렇게 산출된 값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허용기준치’라고 부르는 값이다. 이 값은 물론 일차적으로 동물시험에 의거해 산출한 값을 이차적으로 국민들의 일반적인 식품 섭취량에 대해 설정한 값이므로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알레르기와 같이 특별히 개인차가 심한 증상을 제외한 일반적인 위해 작용에 대해서는 안전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방사선 식품조사 기술현황=이주운 박사(한국원자력연구원)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돼 1987년 첫 상용화가 이루어졌다. 이후 원자력연구개발사업 등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구개발 성과로 2009년 현재 26개 식품군에 대해 상업적으로 방사선 조사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2개 상업용 방사선(감마선) 조사시설이 가동 중에 있다. 이 기술은 52개국에서 채택하여 250여 식품군이 조사 처리되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WTO·FTA·DDA 체제에서 국가간 식량자원, 식품원료 및 가공품의 교역이 활발해짐에 따라 검역관리기술로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방사선 2-ACB 등의 유해성 논란이 있어왔으나 1980년대 이후 방사선 조사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WHO, FAO, FDA 등에서 심도 있는 고찰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고선량 조사(75 kGy)에서도 식품의 영양학적, 독성학적 안전성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 소비자들에게는 혼란을 주지 않고 방사선이 조사된 식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도안이나 문구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각국의 규정이 상이하여 국제적 표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문제는 미국, EU, 중국 등 주요 교역국과의 분쟁의 소지가 잠재돼 있으며 정확한 정보를 뒷받침할 과학적 평가기준(검사법)이 공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것은 방사선 조사 기술이 동식물위생검역관리기준(SPS)와 무역에 관한 기술장벽(TBT) 등 국가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방사선조사식품과 소비자=문은숙 박사(소비자시민모임) 소비자는 식품의 방사선조사에 찬성하기 어렵다. 식품에 방사선조사를 한다고 맛과 영양이 나아지거나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도 아니며 소비자로서는 안전성에 대한 부담만 안게 되기 때문이다. 방사선조사식품이 안전하다고 하기에는 소비자로서 몇 가지 의문이 있다. 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은 방사선조사가 독성학적, 유전학적, 영양학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기술이며 식중독 등 식품관련 질병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방사선조사식품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미국이 가장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이 공급되어야 하는 학교급식에 방사선조사식품 사용을 허가하였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이 미국의 영향력 있는 소비자단체인 퍼브릭시티즌(Public Citizen)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선조사식품이 안전하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결론과 미국의 방사선조사식품 정책에는 과학적인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다. 몇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퍼브릭시티즌과 환경을 위한 지구자원행동센터(Global Resource Action Center for the Environment)가 2002년 발표한 보고서 ‘고약한 맛’(Bad Taste : The disturbing Truth about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s Endorsement of Food Irradiation, 2002. 10)은 방사선조사식품과 관련해 지난 40여년간 WHO가 얼마나 중대하고 결정적인 잘못을 해왔는지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방사선조사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많은 실험들은 유전자 변형, 장기 손상, 종양, 자연사가 아닌 요절 등 방사선조사식품의 여러 가지 위해성을 발견해 왔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1999년 방사선조사식품이 안전하며 아무런 독성학적 위해가 없다고 발표했다. 또 WHO는 방사선조사식품으로 인한 암과 돌연변이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1976년에 여덟가지 식품에 대해 방사선조사를 허용하였다. WHO는 방사선조사식품의 안전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 인간의 건강이 아니라 핵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지나친 권한을 주었다. WHO는 특히 1999년에 공식적으로 방사선조사가 암 유발, 유전자 손상 등을 일으키는 특이생성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인정한 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부인하여 왔다. 유럽연합(EU)이나 미국 소비자단체들이 실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방사선조사식품에서 독성, 발암성 등이 있는 특이 생성물이 발견되었다. 또한 미국 퍼브릭시티즌과 식품안전센터(Center for the Food Safety)가 실시한 실험에서는 방사선을 조사한 고기에서 발암성이 있는 특이생성물 2-ACBs(2-tDeCB, 2-tDCB)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문제는 2-ACBs라는 독성물질이 쇠고기뿐만 아니라 계란, 땅콩, 과일 등 방사선이 조사된 다른 식품에서도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글·사진=박효순기자> [스포츠칸]